당진·보령·삼척이 유치 경쟁을 벌인 해경인재개발원 입지에 대한 용역 결과가 당진에 유리하게 나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경이 발표를 미루고 있어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구용역 두 번 하고 또?”

지난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업무현황보고가 진행됐다. 이날 농해수위 소속 어기구 국회의원은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에게 해경인재개발원 입지와 관련된 연구용역 자료를 요구하며, 이미 연구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발표하지 않는 이유를 캐물었다.

어 의원은 “지난 2021년에 해경 자체 예산 3000만 원으로, 2022년에는 정부 예산 1억 원으로 2년에 걸쳐 용역을 진행해 끝났는데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언제 발표할 거냐”고 물었다.

또한 해경 측에 요구해 받은 연구용역 보고서에 대해서는 “(입지 선정에 관한 중요한 내용이 담긴) 뒷부분을 다 빼서 제출했다”며 “당초 올 1월 중순에 최종 후보 부지를 결정하겠다고 보고해놓고 장난치는 거냐”면서 거칠게 몰아붙였다. 어 의원은 “(입지 선정 관련) 정보를 다 갖고 있다”며 “정치권에 휩쓸려서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 해경청장은 “용역 중간보고를 받아보니까 좀 부족했다”며 “위원들이 검토해본 결과 사업이 무산되지 않도록 필요성과 타당성이 많이 보완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탄하게 내용을 보완해 예산 당국이나 행안부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용역을 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어기구 의원은 “본용역을 4개월 동안 했는데 추가용역을 1년에 걸쳐 또 한다고 하고, 본용역에서 평가했던 결과는 제출한 보고서에 하나도 담겨 있지 않다”면서 “맨날 연구용역만 하다 끝낼 거냐”고 지적했다.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및 유튜브 ‘어기구TV’ 영상 참조>

정치권 뜨거운 관심사

내년 4월 총선을 1년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해경인재개발원 유치가 각 지역 국회의원의 중요한 성과이자 치적이 될 수 있어 해경인재개발원의 입지는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운 사안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계수조정소위에 들어간 어 의원이 어렵게 연구용역비 예산을 세워 해경인재개발원 신설을 추진하게 됐다”며 “용역 결과 이미 결론이 다 난 것으로 알려진 상태에서 추가용역을 한다는 둥, 300일이 더 걸린다는 둥, 총선 이후로 발표를 늦추거나 다른 꼼수를 부리려는 정치적 압박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1700억 투입…7000명 훈련시설

한편 여수에 위치한 해양경찰교육원은 재직자 뿐만 아니라 신입해경 교육까지 맡으면서 과밀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해경은 교육기관을 분리해 재직자들만 집중교육하는 해경인재개발원 신설을 추진하며 부지를 물색해왔다.

해경은 1700억 원을 투입해 2027년 개원을 목표로 해경인재개발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7만7000㎡(약 2만3292평) 부지에 사무실과 상황실, 생활실, 강의동, 훈련동을 비롯해 600석 규모의 식당이 들어설 예정으로, 하루 최대 440명을 수용, 1년간 해경 직원 7000명이 이곳에 머물면서 훈련을 받아 해경인재개발원을 유치할 경우 상당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