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안을 두고 시청과 시의회가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AI제작 이미지)
조직개편안을 두고 시청과 시의회가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AI제작 이미지)

당진시가 추진해온 조직개편안이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계류됐다가, 진통 끝에 가결되며 오는 7월 1일 인사와 조직개편이 예정대로 시행될 수 있게 됐다. 당초 조직개편안은 시청과 시의회 양쪽 조직을 모두 포함한 중대한 사안으로, 시와 시의회의 조율 실패가 행정 전반에 파장을 예고했으나 결국 협의했다.

시, ‘농업환경국’ 신설 추진… 의회는 첫 회의서 계류

당진시는 기존의 4국 체제를 5국 체제로 확대하고자 농업과 환경 기능을 통합한 ‘농업환경국’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기후변화, 스마트농업 등 미래 행정 수요에 선제 대응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열린 당진시의회 총무위원회는 해당 안건을 ‘계류’ 처리하며 제동을 걸었다. 시의회는 조직개편안이 의회 내부 사 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올라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당장 7월 인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당시 “행정 시스템 상 즉각적인 문제는 없겠지만, 특히 농촌·환경 분야에 대한 시민 서비스 개선은 어려워 질 수 있다”며 시민 불편을 우려했다.

13일 상임위 재소집…조직개편안 가결

그러나 이틀 뒤인 13일, 시의회 상임위가 다시 열리면서 조직개편안은 극적으로 가결됐다. 복수의 시의원에 따르면 12일 양측이 비공식 협의를 통해 절충점을 모색했고, 이 과정에서 시는 시의회가 추진 중인 조직개편안에 대한 ‘검토 의지’를 밝히며 신뢰를 얻었다는 전언이다.

총무위원회 소속 A의원은 “11일까지는 서로 책임 공방만 오갔지만, 하루 이틀 만에 협의가 이뤄졌다”라며 “시가 8월 전까지 긍정적으로 의회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의회 개편안에 대한 답변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의회 “우리 조직개편은 여전히 검토 중”

문제는 시의회가 별도로 추진 중인 의회사무국 개편안은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점이다. 현재 의회사무국은 7급과 8급 정책지원관이 혼재돼 있고, 효율적 의정활동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시의회는 정책지원관을 전원 7급으로 상향하고, 6급 팀장을 포함한 2개 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을 자체 용역을 통해 마련해 집행부에 건의한 상태다.

총무위원회 소속 B의원은 “시청 안건은 관철시키면서 의회 개편안은 미룬다. 이는 자치권 침해”라며 “의회사무국의 독립성과 인사권 보장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C의원은 “다른 지자체는 대부분 정책지원관을 7급으로 채용하고 있는데, 당진만 8급이 섞여 있어 채용 자체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시, “전체 균형 고려한 신중 검토 필요”

이에 대해 당진시 자치행정과는 “용역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고, 전체 조직의 균형과 인사 총량을 따져야 한다”며 “의회사무국 개편은 시청 조직개편과는 별개로,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검토는 진행 중이며, 최대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 단순 조직개편 아닌 ‘권한 충돌’ 신호탄

이번 조직개편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구조조정에 대한 문제를 넘어, 집행부와 의회의 권한 충돌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시는 행정 효율성을, 의회는 인사 독립성과 자치권 강화를 주장하면서, 대화보다 공방이 우선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이번 갈등은 의회와 시가 그동안 권한에 대해 얼마나 충돌했는지 보여주는 신호탄일 수 있다”며 “감정은 배제하고 정치는 정치로 행정은 행정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