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명절을 앞두고 당진 시내 곳곳에 정치인들의 인사 현수막이 불법 게시되면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법을 만들고 집행해야 할 선출직 공직자들이 앞장서서 불법 현수막을 게시하며 ‘법 위의 존재’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어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당진시 스마트도시과 옥외광고물 담당 부서에 따르면 최근 불법 현수막 단속을 강화해 하루 평균 10~20장 정도의 불법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용역업체 직원 2명과 시 직원들이 매일 시내를 돌며 불법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지만 워낙 많아 단속이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담당 공무원은 “보이는 대로 다 떼고 있지만 정치인들의 추석 인사 현수막이 너무 많아 완전히 정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정게시대를 이용하라고 정당에 공문까지 발송했지만 여전히 불법 게시가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정당 현수막인 것처럼 가장한 개인 홍보용 현수막들이다. 정당 현수막의 경우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표시기간과 설치 규격, 설치 장소 등이 엄격히 제한된다.
특히 개정된 법령에 따르면 정당 현수막도 읍·면·동별로 2개 이내로만 설치할 수 있고, 면적이 100㎢ 이상인 경우에만 1개를 추가 설치할 수 있다. 또한 반드시 표시기간을 명시해야 하고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내용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당진 시내에 게시된 현수막들 대부분은 개인의 추석 인사 내용으로 정당 활동과는 거리가 멀다. 표시기간도 없고 정당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았는지도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의원들은 법을 준수하며 합법적인 방법으로 인사 현수막을 게시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당진시의회 박명우 시의원과 김명회 시의원은 이교다리 앞 지정게시대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합법적으로 추석 인사 현수막을 게시했다.
반면 일부 선출직 정치인들은 지정게시대가 아닌 일반 도로나 횡단보도 등에 불법으로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어 같은 선출직 공직자임에도 법 준수 의식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시민은 “시에서 공문까지 발송하고 문자까지 보냈는데도 불법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은 자신들이 시민 위에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법을 만들고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그 법을 어기면 말이 되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법을 어기고 있으니 일반 시민들이 법을 어떻게 지키겠느냐”며 “선출직 공직자들의 특권의식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불법 현수막은 단순히 법 위반 차원을 넘어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일부 현수막은 횡단보도 위에 지나치게 낮게 설치돼 보행자들의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으며, 강풍 시에는 떨어져 사고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
당진시 한 관계자는 “불법 현수막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도 크다”며 “계속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정치인들이 솔선수범해 법을 지켜주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