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복지재단을 통해 위탁 운영하는 장애인복지관에서 관장이 여직원을 상대로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사실이 공식적으로 모두 인정 됐다.
그러나 복지재단과 시는 여전히 징계 절차를 미루고 있어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는 “가해자는 그대로 출근하고, 나는 약을 먹으며 버틴다”며 “이 상황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바란다”고 호소했다.
성희롱‧직장 내 괴롭힘 ‘4건 모두 인정’
복지재단 고충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복지관 관장을 상대로 한 피해자의 신고 4건을 모두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위원회는 결정문에서 다음과 같이 명시했다. “행위자는 복지관 내 공적 공간에서 하급자에게 반복적‧지속적으로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유발하는 발언을 했고,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종교적 색채를 띤 발언과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은 직장 내 괴롭힘에도 해당한다.”
“갱년기”까지… 반복된 언행
피해자의 사건경위서와 진술에 따르면, 사건은 단순한 일회성 발언이 아닌 장기간 이어진 반복적 언행이었다.
사건의 발달은 2024년 4월 제주캠프 중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 이용인의 돌발행동으로 머리를 맞은 피해자는 이후 불안장애로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복귀 이후 관장은 업무 중에도 “몸은 어때요?”, “기도해야죠”, “마귀가 들어온 것 같아요” 등의 종교적 발언을 수차례 반복하며 심리적 압박을 줬다.
올해 8월 1일에는 복도에서 피해자의 팔을 만지며 “갱년기 아니에요?” 라고 말해 피해자는 “여성으로서 심각한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그는 “그말을 들은 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약물 복용량이 늘었다”며 “여성이자 직원으로서 인간적 모욕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후 관장과의 면담 과정에서도 ‘갱년기’, ‘사창가’, ‘여자가슴’, ‘생리대’ 등 성희롱성 표현이 이어졌고, 피해자는 “사과도 없었지만 모든게 2차 가해로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피해자 “선례 남기고 싶다”
피해자는 “정직 이상의 징계, 가능하다면 해임이 마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작년에도 젊은 여직원들에게 신체 접촉으로 민원이 제기됐지만 조용히 덮였다”며 “이번에는 선례를 남기고 싶었다. 이런 일이 또 생기지 않게 제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단순히 나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복지재단“병가·분리조치 모두 이행”
이에 대해 복지재단 관계자는 “고충 심의위원회 이후 피해자에게 복지재단 규정에 따라 병가 60일을 부여했고, 현재는 사무실이 분리돼 있어 분리조치가 이뤄졌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가 2차 피해를 호소하며 추가 요구를 한 것은 최근”이라며 “노무사 자문을 통해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며 징계위원회는 이달 중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수탁기관이 많아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진시 “내용 파악 중…시 차원에서도 살펴볼 것”
당진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복지재단으로부터 고충심의위원회가 열렸다는 사실은 보고받았지만 세부 결과와 피해자 상태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피해자의 고통이 그렇게 심한 줄 몰랐다. 시 차원에서도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복지관 “피해자 상담진행 중”… 관장 ‘묵묵부답’
복지관 관계자는 “피해자와 상담을 진행했고, 피해자가 원하는 해결방안을 제시했다”며 “징계위원회는 이달 중 열릴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장은 당진시대의 공식 질의에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다.
취재 이후 달라진 태도…“이제 와서 묻는 게 더 아프다”
당진시대의 취재가 시작된 직후, 복지관 측은 피해자에게 “병가를 더 내라”는 권고를 했다.
피해자는 “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왜 피해자가 피해야 하느냐”며 “가해자가 재택근무를 하는 게 맞다고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태도가 바뀌었다”며 “이제 와서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말에 오히려 더 실망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보호’가 아닌 ‘피해자 회피’로
현행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은 피해자 의사에 반하지 않는 보호조치, 가해자 분리, 불이익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피해자에게 병가를 권고하고 가해자가 그대로 근무하는 현실은 제도의 취지와 어긋난다.
지역의 한 노무사는 “피해자 보호의 핵심은 ‘피해자의 회복’이 아니라 ‘가해자의 배제’”라며 “피해자에게 휴직을 권하는 것은 제도의 오남용이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공익제보로 피해자 진술, 복지재단 고충심위원회 결정문, 각 기관 공식 답변에 근거하며 피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