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에서 당진시가 서산시를 35명 차이로 앞서며 인구 순위가 뒤바뀌었다.
지난달 11월 말 기준 당진시는 17만 2599명, 서산시는 17만 2564명으로 집계됐다. 숫자상 격차는 크지 않지만, 이번 역전은 두 도시의 산업환경, 정주 여건, 교통 접근성, 집값, 투자 흐름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 도시는 모두 충남 서해안 산업벨트를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의 인구·경제 흐름은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 통계는 그 변화가 더 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조짐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연감소보다 전입 증가 더 커
당진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1월 동안 당진시는 총 668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출생 837명, 사망1313명으로 자연감소로 476명이 줄어들었지만 전입 2만 5497명·전출 2만 4388명에 따른 순 전입 1109명이모든 감소를 상쇄하며 전체 증가로 이어졌다.
전입 사유를 보면 1순위가 주택(9057명), 2순위가 직업 (6793명), 3순위가 가족 (6016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주택 전입’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당진의 집값 안정성과 신규 주거 공급 확대가 전입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업 전입자 가운데 5979명은 지역 외 전입으로 대기업·협력업체·항만·제철 산업 기반의 고용 수요가 외부 인구를 끌어오는 효과를 내고 있다.
출생률 측면에서는 2023년 합계출산율 1.02명, 2024년 1.07명으로 충남도내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지만 연간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여전히 자연감소 구조는 유지되고 있다.
즉 당진의 인구 증가는 출산이 아니라 전입 증가가 핵심 동력이다.
수도권 대비 낮은 주거비가 매력 요인
전입 사유 1위가 ‘주택’이라는 점은 최근 인구 이동에서 주거비가 결정적 요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당진의 한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당진은 △신규 아파트 공급 확대(수청동·합덕·송악 등) 매매가·전세가의 상대적 안정 △수도권 대비 저렴한 주거비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수도권(평택·화성·천안·아산) 지역의 집값 상승과 전세 불안 심리가 이어지면서 수도권까지 1시간 내외 이동 가능하면서 집값이 낮은 도시를 찾는 전입 수요가 증가했다. 이 기준에 당진이 정확히 부합하며 2030 및 3040 세대의 정주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반대로 서산 일부 지역은 산업 침체와 상권 위축 영향으로 주택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원룸·상가 건물에서는 공실 증가와 전기요금 미납 경고장 부착 사례까지 나오고 있어 주거·정주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수도권 접근성…서울·평택권까지 빠른 진입
교통망 역시 전입 흐름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당진은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대전고속도로 △서평택·화성·서울 강서권까지 이어지는 도로축 등을 기반으로 수도권과 충남권 모두로 빠르게 진입 가능한 도시다. 현재 기준 △서울 강서권까지 약 1시간 10~20분 △평택항·화성 산업단지까지 30~50분 △천안·아산권까지 40~60분이면 가능하다.
이는 당진이 ‘수도권 접근형 충남 도시’라는 특징을 갖게 하며, 주거비 부담이 큰 수도권 근로자·가족 단위 전입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향후 개통될 예정인 대산–대호–합덕 고속도로(대산 간 고속도로)가 연결되면 당진은 충남 서부권과 수도권을 잇는 또 하나의 교통 관문으로 서게 될 전망이다.
당진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교통접근성 개선은 곧 정주 선택 증가로 이어지기에 개통 이후 전입 수요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진 산업 다변화와 투자유치 지속
두 도시의 산업환경은 인구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최근 2~3년간 그 차이가 더욱 선명해졌다.
당진은 제철·전력·항만 물류를 기반으로 한 기존 산업과 2차전지·전기차 부품 제조,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인프라, AI·스마트 공정 고도화 기업 등 신규 투자가 연달아 유치되고 있다. 투자는 곧 △지역 일자리 확대 △정주 수요 증가 △청년·기술직 전입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적 효과를 만든다.
반면 서산은 대산공단 중심의 석유화학 단일 산업 의존도가 크다. 최근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설비 통합 및 글로벌 공급 과잉, 수요 둔화로 인한 감산이 겹치면서 실직과 협력업체 생산 감소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서산 고용센터에 따르면 실업급여 신청은 2년 전보다 18% 증가했으며 협력업체 생산량은 20% 감소했다. 이러한 고용 불안은 △전출 증가 △상권 침체 △공실 증가 등 정주 여건 악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결국 인구 감소로 연결되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구는 도시의 종합지표
이번 당진 인구수 변동에 대해 당진시 관계자는 “이번 인구 역전이 장기적 변화인지 여부는 연말·내년 초 흐름을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당진은 전입 중심 증가 구조 유지 △서산은 산업 구조조정 영향이 정주·상권·인구로 확산 △집값·교통망·투자유치 효과는 당진에 긍정적이라는 흐름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11월의 인구 역전은 단순한 순위 변화가 아니라 당진·서산 두 도시의 △산업 구조 변화 △고용 환경 △정주 조건 △주거비 △교통망 △투자흐름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당진시 관계자는 “지방 도시의 인구 이동은 단일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도시의 경쟁력은 삶의 조건·경제 환경·정주 기반이 함께 뒷받침될 때 유지된다. 앞으로 충남 3위의 인구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행정에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