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복지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이명철(전 송산사회복지관 관장) 씨가 최종 임용에서 탈락했다.
지난 5일 당진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가 2:2 동률로 ‘부적격’으로 채택됐고, 12일 최종 임명권자인 오성환 시장도 이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복지재단 대표이사 재공모가 불가피해졌지만, 당진시는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고려해 모집 일정을 당분간 미룰 가능성이 있어 대표이사 공백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
공공이사장 체제 전환…2차 공모에서 7명 지원
당진시복지재단은 올해 7월 민간이사장 체제에서 공공이사장 체제로 전환되며 오성환 시장이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공모가 진행됐고, 1차 공모는 응시자 1명으로 재공고 됐다.
2차 공모에는 총 7명이 지원했고,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면접 심사를 통해 2명을 추천했다. 이 중 1순위로 올라온 이명철 전 관장이 오 시장의 최종 후보자로 지명됐다.
송산 지역단체 “도덕성·소통 능력 부적합”…38개 단체 탄원
하지만 송산면 지역단체 38곳은 지난 10월 29일 ‘대표이사 임용 부적합’ 탄원서를 제출해 강하게 반발했다.
탄원서에는 이 전 관장이 재직했던 11년간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으며 △폭염기 에어컨 가동을 둘러싼 갈등 △기부금·법인전입금 등 회계의 불투명성 △2017년 재위탁 과정에서의 ‘기관장 부적합’ 판정 △2022년 위탁 당시 허위 사실 기반 여론전 시도 △충남사회복지관협회 탈퇴 강행으로 사업 혜택 축소 등의 문제가 포함됐다.
단체들은 “공공기관을 맡기엔 도덕성·리더십·소통 능력 모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서 소통 부족·회계 부적정·협회 탈퇴 집중 검증
당진시는 “임원추천위 보고서만으로는 도덕성·전문성 검증이 부족하다”며 시의회에 청문을 요청했고, 지난 5일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위원들은 탄원서에서 제기된 갈등·회계·운영 방식 등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질의를 이어갔다.
인사청문회 전날 한상화 위원의 사임으로 인사청문특별위원으로는 김명회 위원장과 박명우 부위원장, 김덕주 위원, 김선호 위원이 참여했다.


“송산 주민과 갈등…소통 부족 인정”
김선호 의원이 송산면 단체의 탄원서 제출을 거론하며 지역 단체 대표 30여 명의 집단 탄원이 발생한 이유를 물었다. 이에 이명철 후보자는 “송산 주민들의 집단 탄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11년 동안 지역 복지를 위해 힘썼다고 자부하지만 행정과 주민 요구 사이에서 갈등이 누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진시가 시로 승격되며 최초의 종합사회복지관이 송산면에 설치됐지만 주민들의 ‘송산 주민의 것이다’라는 태도가 강했다. 당진시 전체 주민을 위한 기관으로 운영하라는 행정 방향과 면 단위 주민 요구 사이의 충돌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어컨 가동 문제에 대해 “주민들이 헬스장과 대강당 등 넓은 공간에 2시간 전에 미리와서 에어컨을 틀어 냉방이 과도하게 이뤄져 한 달 전기료가 300만 원에 달했다”며 “예산을 아껴 다른 프로그램에 투입하기 위한 운영 방침이었으나 주민들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태양광 설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을 덧붙였다. 또한 “주류 반입은 안전 문제를 위해 통제했으나 당시 문제들에 대해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회계 부적정 “지침 미숙·관리 책임 인정…즉시 반납”
회계 부적정 지적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김선호 의원이 “감사 자료를 보면 보조금 목적 외 사용 등으로 3건 정도 환수 조치가 있었다”라며 반복된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당시 당진시는 사회복지 인프라와 행정 기반이 부족해 기독교계 사회복지재단 등 전국 10여 개 종합사회복지관에 자문을 받으며 업무를 추진했다”며 “2020년 특정감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관행적으로 운영해온 여러 부분이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 사회복지관 전반에서 법인전입금 사용에 비교적 자유로움이 있었는데, 2020년 특정감사에서는 이 부분이 집중 점검 대상이 됐다”며 “감사 결과에서 금지 항목이라는 점이 확인되자 더 이상 이견을 제시할 수 없었다”며 “지적 사항은 모두 수용했고, 이후부터는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며 운영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덕주 의원이 “인사청문 자료에 2017년 1월 1일부터 2020년 5월 25일까지 비지정 후원금, 기관운영 또는 유관 기관 업무 협의 명목으로 경조사 화환비가 185만 5000원(26건), 개인 명절 선물 233만 7000원(8건), 개인 대상 식사 78만 2000원(12건)으로 부정사용으로 법규위반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관운영비 중 145만 5000원이 찬조금 명목으로 집행돼 목적 부적합 주의 처분 △시설장은 65세, 종사자는 60세로 규정돼 있음에도 정년을 초과한 직원에게 인건비 지급해 지적 △이명철 전 관장에게는 10회에 걸쳐 75만 2000원, 오호순 과장에 28회에 걸쳐 460만 7900원 인건비 과다 지급으로 시정조치를 받았음을 언급했다.
이에 이명철 후보자는 관리 감독 책임 소홀을 인정하며 당시 지침을 잘 몰랐거나 실수였으며 지적받은 즉시 전액 반납 및 시정했다고 답했다.
협회 탈퇴 “감정적 판단…지금은 반성”
2017년 재위탁 과정과 2023년 협회 탈퇴에 대한 질의도 진행됐다.
김덕주 의원은 먼저 2017년 송산사회복지관 재위탁 당시 상황을 짚었다. 당시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복지재단의 위탁기간은 12월 30일자로 만료 예정이었으며, 8월 11일 당진시는 송산면장에게 지역 주민 의견 제출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송산면은 8월 23일 당진시에 주민 의견을 제출했고, 이후 당진시장은 10월 11일 관련 규정 위반을 이유로 재수탁 불가를 통보했다. 이후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복지재단의 재위탁심사는 12월 27일 다시 진행됐고, 동일 법인이 적격 판정을 받으며 재수탁된 바 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명철 후보자가 2022년 위탁 심사에서 탈락한 뒤, 2023년 3월 30일 충남사회복지관협회에서 탈퇴한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충남세종사회복지관협회는 법정단체가 아닌 임의단체로, 가입과 탈퇴는 관장의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이뤄졌다”며 “저 역시 운영 초기 필요하다고 판단해 가입했고, 10년 동안 특별한 절차 없이 가입·탈퇴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협회 탈퇴 결정에 대해 “당시 감정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 후보자는 “신문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지나고 보니 이성적 판단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가 시작했고 제가 마무리하고자 탈퇴를 선택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감정적으로 행동한 것은 아닌가, 속이 좁았다’고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의회, ‘부적격’ 보고서 채택
이날 인사청문회와 무기명 투표를 거친 결과, 당진시의회는 이명철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으로 판단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명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후보자 검증 단계부터 위원회 내부에 부담감이 있었다”며 “개인 사정으로 한상화 위원이 빠지면서 4명만 투표를 진행했다. 청문회 전 2:2 동률이 나오면 부결 의견으로 보고서를 올리기로 합의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청문회에서는 특히 송산사회복지관 재직 시절 주민들과의 마찰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고, 위원들은 후보자가 대표이사로 임명됐을 때 갈등 조정과 조직 리더십 발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부적격 판단 배경을 전했다. 그는 “복지재단 대표이사 공석이 길어져 안타깝다”며 “하루빨리 새 대표가 임명돼 시민 복지 서비스에 차질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표이사 재공모는 시간 두고”
지난 12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전달받은 오성환 시장은 최종적으로 이명철 후보자를 임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모집 절차는 다시 진행될 예정이지만, 시는 다가온 지방선거로 인해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일정 조율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혜영 당진시 사회복지과 과장은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검증하는 자리인데, 의회에서 부적격 결론이 난 상황을 무시하고 임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복지재단에도 임용 불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향후 재공모 일정에 대해 “정치와 행정은 별개지만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이번 사안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시각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이번에도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간을 갖고 모집을 진행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