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쓰레기가 충남의 굴뚝으로 모여들고 있다. 2026년 1월 1일 시작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가 수도권과 인접한 충남 지역을 쓰레기 몸살로 몰아넣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지방은 수도권의 쓰레기 식민지가 아니다”라는 환경단체들의 외침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충남환경운동연합이 서울·경기·인천 각 지자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와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26년 한 해 동안 충남 지역 시·군으로 반입이 확정된 수도권 생활폐기물은 확인된 것만 수만 톤에 달한다.
천안시의 경우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 중 민간 위탁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계약된 물량은 총 3만2000여 톤에 이른다. 이 중 민간 소각 처리 물량은 2만500톤으로 △서울 강서구 2400톤 △영등포구 5500톤 △강동구 3700톤 △경기도 안산시 8900톤이며, 민간 재활용 처리 물량은 남양주시 물량 1만1550톤이다.
당진시는 경기도 광주시의 민간 소각 물량 1만7910톤을 떠안게 됐고, 서산시는 서울 강남구의 소각 물량 2000톤과 금천구의 재활용 물량 6000톤을 받는다. 공주시 역시 금천구의 재활용 폐기물 6000톤이 계약된 상태다. 환경단체는 “업체와 처리방식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물량까지 포함하면 그 양은 훨씬 더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며 수도권은 2026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했다. 쓰레기를 땅에 묻지 말고 태우거나 재활용하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수도권에 새로 지어진 공공소각시설은 단 한 곳도 없다. 자기 집 쓰레기를 태울 곳이 없자 수도권 지자체들이 ‘민간 위탁’이라는 이름의 외부 반출을 선택했다. 발생지에서 공공이 책임지고 처리해야 한다는 폐기물 관리의 기본 원칙이 무너진 셈이다.
충남환경운동연합과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사태를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을 부추기는 전형적인 불균형 정책”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 정부가 직매립 금지 시행에 앞서 공공처리 원칙을 지키지 않고 민간 전가를 묵인한 것이 충청·강원권의 피해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충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도권의 깨끗한 거리를 위해 지방 주민들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희생시키는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및 공공 처리 원칙 엄수 △비수도권 유입에 대한 즉각적인 제한 및 실효적 대책 수립 △충청남도의 강력한 대응 등을 요구했다.
<충남지역언론연합 심규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