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농업기술센터가 올해 처음 시범 사업으로 진행하는 청년농업인 연구개발(R&D) 기술창업 지원사업 선정 과정을 놓고 신청 팀이 공정성과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사업을 맡은 농업기술센터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심사했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주장이 맞서고 있다.

논란이 된 사업은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국비 시범사업으로 시비가 매칭된다. 자부담이 없는 2억 원 규모로, 전국 30곳에서 진행된다. 당진에서는 농업기술센터 인재양성팀이 운영을 맡았다. 공공기관이 가진 기술과 청년농업인의 아이디어 기술을 접목해 기술창업을 돕는다는 게 사업 취지다. 올해 당진에서는 두 팀이 신청했고, 지난 4월부터 서류신청과 현장심사, 발표심사 등 나눠 진행됐다. 심사위원은 내부 1명과 외부 2명으로 꾸려졌다. 선정 결과는 나왔으나 아직 신청 팀에 통보되지 않았다.

신청 팀 “계획서 변경 권유에 평가 점수 의문까지”

콩을 재배하는 청년농업인 6명으로 꾸린 팀의 대표 A씨는 지난 4월 6일 사업을 신청했다. 사업계획서에는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AI(인공지능) 트랙터’ 도입을 담았다. A씨는 신청 뒤 담당 팀장에게서 두 차례 사업계획 변경을 권유받았으나 계획을 바꾸지 않고 제출했다고 했다. 또한 A씨는 심사 과정 곳곳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먼저 컨설팅 업체 관계자가 심사위원으로 들어가는 점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발표심사 일정도 당초 지난 4월 28일에서 5월 7일로 미뤄졌고, 발표 순서와 시간은 발표 당일 오전에야 안내받았다고 했다.

발표심사에서는 AI 트랙터를 겨냥한 질문이 집중됐다는 게 A씨 설명이다. 심사위원은 “특허기술만 가능하다”,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했으나, A씨가 농촌진흥청에 따로 확인한 답변은 “가능한 사업”이어서 지침 해석이 엇갈린다고 주장했다.

점수도 의문이라고 했다. A씨는 국민신문고에 요청해 받은 자료를 근거로, 현지심사 평가에서 자기 팀은 10점 만점에 7점, 상대 팀은 10점을 받았다고 했다. 필수 항목인 컨설팅 내역이 상대 팀 계획서에는 빠졌는데도 만점이 나왔다는 게 A씨 주장이다. 이어 심사 점수 정보공개를 요청했으나 “절차상 불가”에 이어 “제3자가 비공개를 요청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했다.

A씨는 상대 팀 일부가 2022년에도 비슷한 2억 원 사업을 받은 점을 들어 중복수혜 의혹도 제기했다.

A씨는 “사업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다른 청년농업인이 같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규정을 명확히 해달라는 것”이라며 감사 의뢰를 준비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강요 아닌 권유…등수 매겨야 하는 상황”

농업기술센터는 사업계획 변경 요구가 강요가 아니라 권유였다는 입장이다. 한 항목인 트랙터 비중이 2억 원 가운데 1억1000만 원으로 커서 부담스러울 수 있어 권유했을 뿐이며, 실제로 신청 팀은 계획을 바꾸지 않고 제출했고 센터도 그대로 접수했다는 것이다.

트랙터 적격성 논란에 대해서도 센터 측은 “사업에 맞지 않았다면 신청서를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청서를 받았다는 것은 부적합이 아니라는 뜻이며, 두 팀 가운데 한 팀을 가리려다 보니 점수 차가 갈렸다는 것이다. 즉, “어느 팀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등수를 매겨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센터 설명이다.

컨설팅 업체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선정된 팀의 컨설팅까지 연속성있게 사업을 이끌어가려던 것이 초기 구상이었으나 신청 팀이 문제를 제기한 뒤 철회했다고 했다. 심사위원은 심사위원대로 두고, 컨설팅은 농촌진흥청에서 받은 업체 명단에서 따로 고르게 했다는 것이다. 발표심사 연기는 담당자의 타지역 출장(교육·업무협의회) 때문이며, 두 팀 대표에게 전화로 미리 확인해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발표 전날 순서를 안내하지 못한 점은 담당자가 실수를 인정하며 “어느 한팀에게 불 이익을 주려한 것이 아닌 두 팀 모두에게 똑같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또한 컨설팅비 ‘10% 이내’ 항목은 상한선이어서 금액이 반드시 10%일 필요는 없다는 게 센터 해석이다. 중복수혜 의혹에는 2022년 사업과 별개 사업으로 보고 농촌진흥청에 질의해 “별개 사업”이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센터 측은 초기 진입 청년에게 디딤돌·영농정착지원금 등을 단계별로 지원해 왔고, 한 번 받은 사람보다 받지 않은 청년에게 기회를 주려는 게 공정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정된 예산과 늘어나는 수요 사이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