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당진은 산업과 에너지 구조의 거대한 전환을 앞두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당진의 경제와 일자리를 떠받쳐온 석탄화력발전소는 2029년부터 순차적으로 폐쇄된다. 발전소 노동자와 협력업체, 지역기업과 상권, 지방재정까지 영향을 받는 만큼 석탄화력 폐쇄는 당진시 전체가 준비해야 할 ‘정의로운 전환’의 과제다.
이러한 시점에 당진시가 내놓은 전환 전략 가운데 하나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다. 당진시는 송산2일반산업단지에 1조2,405억 원을 투자해 100MW급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석문국가산업단지에 160MW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 투자를 위한 MOU를 체결했고, 최근에는 행담도에 100MW급 데이터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과연 이 많은 데이터센터가 필요한지, 미래산업으로의 가치가 있는지 당진시장에게 묻는다.
“100MW의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와 80개의 일자리가 과연 석탄화력 폐쇄 이후 당진이 선택해야 할 미래인가?”
1조2,405억 원이라는 투자 규모는 분명 크다. 그러나 투자금액이 크다고 해서 지역사회에 돌아오는 이익까지 큰 것은 아니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는 얼마나 되는지, 지역 전력망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환경적 영향은 무엇인지, 지방재정에는 얼마나 기여하는지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해야 한다.
특히 100MW급 시설의 예상 신규 고용이 80명이라는 점은 산업유치 정책을 단순히 투자금액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당진은 이미 석탄화력발전소와 대규모 산업시설을 받아들이며 국가의 에너지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지역사회는 산업발전의 혜택뿐만 아니라 대기오염과 환경 훼손 등 적지 않은 부담도 감당해왔다.
이제 석탄발전의 시대를 끝내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또다시 다량의 전력과 요수를 필요로 하는 시설인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한다면, 과거의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새로운 이름으로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정의로운 전환의 중심에는 시설이 아니라 사람이 있어야 한다.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와 협력업체 노동자의 일자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이들이 가진 기술과 경험을 새로운 산업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발전소 폐쇄로 어려움을 겪을 지역기업과 소상공인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양질의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당진화력발전소 폐쇄부지 및 회처리장 이용계획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이를 기반으로한 산업은 어떻게 만들것인가?
지금은 이처럼 당진시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당진시장의 역할은 기업과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용수·환경 영향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사회가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석탄화력 폐쇄가 노동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노동자·주민·기업·전문가·환경단체가 참여하는 실질적인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당진에는 새로운 전환의 자산도 있다. 해상풍력과 재생에너지, 항만과 산업단지, 기존 제조업의 기술과 노동력이 그것이다. 당진시가 해야 할 일은 기업을 닥치는 대로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자산을 연결해 지속가능한 지역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우리 미래 자산인 재생에너지를 모두 헛되이 사용하게 되는 시설로 우리가 준비하는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을 만드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전환은 석탄발전소가 문을 닫는 자리에 무엇인가를 빨리 세우는 일이 아니다. 누가 일자리를 얻고, 누가 비용을 부담하며, 누가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지를 바꾸는 정의로운전환 이어야지 AI데이터센터는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없다.
당진시민은 당진시가 ‘더 많은 투자’가 아니라 ‘더 나은 전환’을 선택하기를 요구한다.
석탄화력의 시대가 저무는 지금, 당진시장이 시민 앞에 답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 과연 우리의 미래인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그 미래를 누가 만들고, 그 미래의 혜택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