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운3리 경로당에는 봉사를 통해 이웃과 마음을 나누는 ‘수호천사 봉사단(단장 이인옥)’이 있다. 2020년 활동을 시작한 회원들은 마을을 위한 봉사와 재능나눔을 꾸준히 이어가며 끈끈한 단합으로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회관 개관과 함께 시작
수호천사 봉사단의 시작은 2018년 복운3리 마을회관을 개관하면서부터였다. 마을회관 1층에 위치한 경로당에서 만난 단원들은 자연스럽게 모여 마을 환경정화 활동을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모인 단원들은 함께 봉사활동을 이어갔고, 우연한 계기로 경로당을 방문한 권미화 대한노인회 당진시지회 과장이 이들을 대한노인회 소속의 ‘수호천사 봉사단’으로 정식 활동할 것을 권유했다. 이로써 2020년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 봉사단은 현재까지 꾸준한 나눔을 이어오며 복운3리를 넘어 당진시 전체에 온기를 전하고 있다.
현재 총 20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평균 70세 중반 정도의 연령대로 구성돼있다. 그중 최고령자는 86세의 김정숙 씨로 올해 단원 활동 6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는 “경로당에 방문했다가 이곳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봉사단에 가입했다”며 “단원들과 다 함께 모여서 웃고 떠드는 게 제일 큰 낙”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마을 환경정화 봉사부터 이·미용 봉사, 독거노인 반찬나눔 봉사, 난타 재능나눔 공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자발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특히 매달 1회씩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마을 환경정화 봉사는 마을 외곽을 크게 돌며 1시간가량 진행한다. 임갑규 단원은 “보통 정화활동을 할 때마다 1.5km 씩 걷는다”며 “운동도 되고 마을이 깨끗해지는 것을 볼 수 있어 봉사활동 중 가장 보람찬 활동”이라 전했다. 강경자 단원도 “3년 째 활동 중인데 환경미화 봉사가 제일 즐겁다”고 덧붙였다.
또한 배달강좌로 배운 기술을 통해 마을 어르신을 대상으로 이·미용 봉사를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마을 아파트 3곳을 대상으로 폐의약품 수거 봉사를 진행 중이다. 이순애 전 총무는 “농사를 한 번도 지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웃 주민의 밭에서 사과와 고추를 따는 일을 도왔다”며 “그때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벽 두드리며 시작한 난타
봉사단의 이름을 알린 대표 활동은 난타 공연이다. 봉사단 안에서도 16명의 단원으로 뭉쳐진 난타팀은 각종 시니어 행사와 지역 행사에 참여하며 재능나눔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공연활동을 시작으로 충남 시니어 동아리 대회에서 지역 난타 동아리 대표로 출전에 최우수상이라는 성과를 남겼으며, 2022년 제26회 노인의날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난타 동아리의 시작은 경로당에서 진행한 노래교실 강좌였다. 당시 노래교실 강사가 박자를 맞추기 위해 회원들과 함께 벽과 바닥, 의자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 단장은 “당시 박자를 맞추기 위해 컵을 뒤집어 놓고 두드리는 ‘컵타’를 하기도 했다”며 “단원들이 박자를 잘 맞추자 강사가 난타를 배워보자고 제안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난타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렇게 시작한 난타 동아리는 초기에 북 5개만으로 활동해야 했다. 참여를 희망하는 단원은 많았지만 악기가 부족해 일부 인원만 북을 쳤고, 나머지 단원들은 의자를 두드리며 연습했다. 북채마저 마련되지 않자 조완호 전 단장이 서울에 있는 지인의 당구장을 찾아가 망가진 큐대 8개를 얻어왔고 이를 직접 3등분으로 잘라 단원들에게 나눠주며 북채 대신 사용하도록 했다. 유니폼을 마련할 여유도 없어 저렴한 노란색 티셔츠를 단체로 구입해 입기도 했다.
현재는 14개의 북과 4개의 장구를 가지고 연습하며 유니폼도 세 종류를 보유하고 있다. 조 전 단장은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우리가 참 불쌍해 보일 정도였는데, 지금은 많이 성장했다”며 “단원들의 공연을 보면 뿌듯함을 넘어 황홀한 감정까지 든다”고 전했다.

가족 응원 더해진 단원들의 열정
난타팀이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에는 주변 가족의 협조도 큰 힘이 됐다. 임규순 단원의 남편은 난타팀이 공연할 때마다 악기를 옮길 수 있도록 트럭을 빌려주며 기름까지 가득 채워준다. 이 단장은 “우리가 기름값이라도 낼까 봐 그렇게 해주는 것 같다”며 “덕분에 악기를 편하게 옮길 수 있어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도움만큼이나 단원들 또한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한다. 신분교 단원은 아들을 따라 2년간 서울에서 지내는 동안에도 난타 연습이 있는 날이면 당진까지 내려왔다. 그는 “한 번은 폭우가 쏟아지는 날 새벽부터 출발하면서 ‘나 정말 활동에 미쳤구나’ 싶었던 적도 있다”며 “결국 아들이 나와 함께 당진으로 다시 이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신양수 부단장은 “단원들이 모두 70세 이상인데도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감동을 받는다”며 “나도 단원들의 열정을 본받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복운3리 경로당이 모범경로당으로 선정되면서 단원들의 자부심도 한층 높아졌다. 이를 계기로 봉사단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봉사로 돌본 마을과 마음
봉사단이 변화시킨 것은 마을의 모습만이 아니었다. 단원들은 함께 봉사하고 난타를 연주하며 서로의 마음을 살폈다.
홍병남 단원은 고령을 이유로 일자리를 잃은 뒤 약을 먹을 정도로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그는 봉사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일상을 회복했다. 그는 “단원들이 자주 집에 찾아와 나를 챙겨줬고 다 함께 북을 치다 보면 슬픔도 잊고 행복해졌다”고 말했다. 이지영 단원 또한 “당진에 이사오기 전 난타를 배웠고 수호천사 봉사단을 통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과거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어 딸이 많이 걱정했는데, 지금은 내가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안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영근 단원은 “자녀들도 내가 활기차게 활동하는 걸 보고 안심한다”며 “공연이 있을 때마다 찾아와 응원해준다”고 전했다.
긴 시간을 함께한 단원들은 이제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전순분 단원은 “겨울에는 도란도란 모여 윷놀이를 하기도 한다”며 “단원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다”고 전했다. 한편 김영자 단원은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며 돌보던 어르신과 함께 복운3리 경로당을 방문했다. 그는 “이곳의 화목한 분위기에 이끌려 올해 2월부터 가입했다”며 “거주하고 있는 기지시리에서 복운3리를 오가며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옥 단장은 “단원들 모두 연세가 있는 만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며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무리하지 않고 지금처럼 다 같이 건강하게 오래 봉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사단 명단]
△이인옥 △강경자 △고영근 △김영자 △김재남 △김혜정 △박승원 △신분교 △신양수 △이지영 △이애순 △이영희 △이정순 △임갑규 △임규순 △정미자 △조완호 △주상녀 △한인전 △홍병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