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내용도 외국 농산물 완전개방 기정사실화”

당진군이 ‘주민 교양강좌 아카데미’를 개최하면서 김영삼 정권시절 UR협상 대표 자격으로 쌀 수입을 허용했던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장관을 첫 강좌의 강사로 초빙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2월22일 당진군은 ‘주민 교양강좌 아카데미’ 제1회 강좌를 개최하면서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을 초빙했다.

이날 강좌에서 허 전장관은 “시대가 변했음에도 농업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은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시기이므로 농사도 아이디어로 승부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허 전장관은 인삼쌀을 예로 들면서 “아이디어 농사를 지어야 뉴라운드 시대에 한국농업이 살아날 수 있다”며 “품목별 농민들끼리 단결해야 생산량을 조절하고 제 값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농민회(회장 이종현)는 지난 26일 군청과 본지 홈페이지 여론게시판에 성명서를 게재하고 허 전장관의 강의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농민회는 성명서에서 “허신행 박사는 대통령직을 걸고라도 쌀수입만은 막겠다던 김영삼 정권 시절 농림수산부 장관을 역임하며 우리나라의 UR협상대표로 참가해 쌀수입을 강행한 장본인이며 이미 실패로 판명이 난 신농정을 입안한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과연 뉴라운드 시대 농업의 살길이라는 내용의 강연을 할 자격이 있는지 심히 의심스러우며 그런 사람을 강사로 초빙한 당진군은 2004년 쌀 재협상을 앞두고 쌀 수입 전면화의 포석을 깔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연의 내용은 우리나라의 농민이 못사는 것이 단지 농민이 무식해 시대에 뒤떨어져서 그런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 나라의 농업을 책임졌던 장관출신이 과연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며 “값이 좀 싸다고 해서 수입 농산물에만 의존하고 대다수의 농민이 아이디어 농업이라하여 특산물을 생산한다면 한가마니에 4백만원이나 하는 인삼쌀을 주식으로 할 수 있는 국민들은 결국 극소수의 소비층일 수밖에 없는 만큼 외국 농산물의 완전 수입개방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이라며 군 책임자와 강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서인 당진군 자치행정과는 “첫 강좌였던 만큼 수강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해 군에서 자체적으로 강사를 선정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다음 강좌부터는 수강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강사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 교양강좌 아카데미’는 5월과 11·12월을 제외한 매월 네번째 금요일에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