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에 인구 5만 정도가 살고 있는 스미스지역의 도서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 지역에는 큰 도서관 한개와 작은 도서관 두개등 모두 세군데에 35명의 공무원을 두고 있었다.

이 도서관의 1년 예산은 6억1천6백여만원에, 1년 도서구입비만도 8천만원에 달했다. 컴퓨터 4대, 책 6만1천권, 녹음테이프 2,500개, 비디오 테이프 2,500개를 갖추고 있었고 1년 이용자수는 약 3만여명에 달한다고 담당 공무원은 설명했다. 도서관의 운영은 아홉명으로 구성된 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 하고 있었다. 도서관은 미국 자치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지역주민들은 정부의 각종기록을 도서관을 통해서 제공받고 식당을 비롯한 자영업을 하려고 할 때도 필요한 정보를 도서관에서 얻는다. 도서관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는가가 지역의 문화수준을 판단하는 척도로 자리매김되어 지는 것이다. 다시말해 그곳에서의 도서관은 일상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구하는 곳으로, 지역주민의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우리지역에도 당진과 합덕에 2개의 도서관이 있다. 이중 당진도서관의 경우 1년 예산이 5,600만원, 이중 도서구입비는 3천만원, 이용자수는 4만7천명(11월 19일 현재)에 이르지만 그 가운데는 시험공부를 하기위해 찾아오는 중고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는 문화공간이 없다는 말을 곳곳에서 듣는다.

하지만 미국의 예에서 보듯이 도서관, 문화원등을 문화공간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고 우리는 그러한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여기저기서 문화공간, 문예회관, 학생회관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또는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문화원이 곧 신축에 들어갈 예정으로 있는 점은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외형적인 투자가 곧 문화의 기틀을 마련한다고 볼 수는 없다.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문화행위가 얼마나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지방자치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의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올 한해는 석문공단·한보화력발전소문제등 환경문제로 지역의 여론이 들끓었다. 환경문제는 미리 대처하지 않으면 우리의 생존권을 뒤흔들어 놓는다.

그러나 지금 개발의 길목에서 문화의 기틀을 다져놓지 않으면 우리의 생존권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신까지도 뿌리채 흔들어 버릴 것이다.

이제 우리는 21세기를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경제적 풍요를 추구하고 새로운 문화를 찾고 만들어가는 것 뿐만이 아니다. 지금의 문화적 자산, 문화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가운데 희망을 발견하는 지혜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