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고대면 진관리에 위치한 성당사 주변의 논에선 뒤늦은 가을걷이가 있었다.

고대농협 김응숙 과장이 성당사 주지, 수종 스님의 허락 아래 지난 6월에 모를 심고 가꾼 것이었다. 언뜻 보기엔 야산 아래의 풀밭 같은데 여기저기 살펴보니 작은 규모의 논들이 6개나 띄었다. 총 1천여평의 논 저쪽에서 김응숙 과장은 낫으로 벼를 베며 콤바인의 길을 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원래 여기는 모두 야산이었어요. 사람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가시덤불이 우거졌었죠. 할 수 없이 포크레인으로 싹 정리해버리고 논을 만들었어요. 때가 워낙 늦었었고 산 속에 있어 모두들 어려울 거라고 했지만 이것 보세요. 알곡이 야물 차게 들어있죠.”

김응숙 과장은 직접 벼의 껍질을 벗겨서 쌀알을 보여주었다. 야산에다가 논을 만들고 벼를 가꿨으니 여기저기서 김 과장의 얼굴을 보고 도와준 사람들이 많다.

고대면 진관2리 강낙서씨는 야산인 탓에 돌이 많아 이양기가 몇 번이나 고장나면서도 모를 심어줬고, 장항2리 최형진씨는 키토산 처리된 모를 길러줬다. 송악면의 김영옥씨 부부는 척박한 땅에서 어렵게 자라는 벼가 안쓰러워 비료를 뿌려줬고, 진관2리의 손민세씨는 품삯 없이 콤바인으로 가을걷이를 도왔다. 또한 고대농협 박순보 상무는 모를 심을 때부터 줄곧 김 과장과 함께 논을 돌봐왔다. 이렇고 보니 일은 김 과장이 저질러 놓고 궂은 일은 주위사람들이 나서서 해준 셈이다.

“농약도 한번밖에 안 줬어요. 서리를 맞아서 미질은 중상 정도지만 제 맘이 참 즐겁네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쓸 거예요. 원래부터 그런 마음을 갖고 시작한 일이었으니까요.”

최근 갑상선항진증이란 병에 걸려 몸이 좋지 않은데도 그녀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거둔 벼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줄 계획이 벌써부터 신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