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생베 조각으로 낡은 옷을 깁지 아니하며 새 포도주를 헌 가죽부대에 넣지 아니한다고. 철저하게 종교생활을 하는 유대인들이 반드시 해야 할 덕목이 있으니 자선과 기도와 금식이다.
유대 열정주의자들인 바리새파 사람들은 약간의 구제품을 준비하여 거리에 나가서 나팔을 분다. 그러면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는데 그때 구제품을 나누어 준다. 또 네거리에서 화려한 문구를 사용하여 큰 소리로 길게 기도하였으며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을 하였다. 금식할 때는 머리를 빗지 않고 세수도 아니 해서 초췌한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는 가증스러움을 보였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이런 형식주의적인 종교행태를 비판하시면서 구제는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 손이 모르게, 기도는 남이 안 보는 골방에서 은밀하게, 금식할 때에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단정히 함으로써 남에게 보일 목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종교적 위선과 가증성을 엄히 경계하셨다.
새 교훈, 새 형식, 새 종교,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나라는 옛 나라를 수리하고 땜질하여 손질한 그런 나라가 아니라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어제의 그 얼굴에 화장품만 바르고 몇 군데를 성형수술하여 변조시킨 그런 얼굴이 아니라 새 마음을 가진 전혀 새 얼굴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대통령 선거가 끝이 나서 새 술같은 대통령이 뽑혔다. 낡은 정치에 넌더리가 난 국민들의 올바른 선택이었다. 남은 문제는 낡은 가죽부대의 처리문제이다. 뜻 있는 국민들을 정말 속상하게 했던 철새정치인들의 이합집산과 대선 때마다 번번히 등장했던 색깔시비, 기세 덜 꺾인 싹쓸이 지역주의, 노골적 편들기, 수구족벌 언론들의 청산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낡은 정치가 낳은 또 하나의 소산물은 개표부정 소송건이다. 잘못된 전통의 고수가 보수는 아니다. 또 올바른 전통을 무조건 무시하는 것이 진보는 더더욱 아니다. 새로움의 참모습은 생명력의 유무이다. 생명력이 있어야 새로움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처음 등장할 때는 신선하다가 세월이 지남에 따라 낡은 교조로, 딱딱한 이념사상으로 화석화 되는 교훈이 아니라 들을 때마다, 읽을 때마다 새로움과 신비로움이 배어나는 생명작용이 깃든 말씀의 나라가 바로 예수님이 이루신 나라이다.
새해에 이루어질 새 정치는 낡은 계보정치가 없어지고, 자금이나 조직이 힘쓰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합의에 의해 이룩되는 새로운 정치윤리, 원칙과 소신이 빛을 발하는 그런 나라가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실로 낡은 부대에 새 술을 담으면 새 술의 팽창력을 견디지 못해 찢어져버린다. 낡은 부대를 교체해 새 부대를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변화 앞에서 망설임이 앞서는 자, 새로운 것을 만났을 때 몸이 굳어지는 자, 자기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자를 무조건 경계하고 특정 색깔을 칠하는 자들은 스스로가 자기가 낡은 부대가 되었음을 깨닫고 뼈아픈 자기 변화의 몸부림이 있어야 하겠다.
예수께서는 “너희는 옛적 일을 생각지 말라”고도 말씀하셨다. 잘못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신앙과 생활윤리를 수용하여 새로운 질서에 맞게 살라는 것이다.
주여! 새해에는 새 부대를 마련하여 새 술을 담을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