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항 지정을 위한 충남도의 대응이 지나치게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생색내기식의 성급한 언론 플레이로 인해 유리하게 조성되던 국면이 자칫 반전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지난 2월24일 충남도는 도청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정례 브리핑을 갖고 당진항 분리지정 문제의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백남훈 농림수산국장은 당진·평택항 분리지정 합동조사단장인 방희석 중앙대 교수가 최근 ‘당진항 분리지정은 당연한데 시기와 방법이 문제’라고 말했다며 늦어도 올 상반기 중에는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각 지방언론사들은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해서 다음날 ‘올 상반기 중 당진항 분리지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가 나가자 경기도 측의 민간단체와 언론 등은 발칵 뒤집혔다.
중립성과 공정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기준으로 삼아야 할 합동조사단의 단장이 특정 지역에 유리한 발언을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관계자 및 기관 등에는 항의가 빗발쳤다.
특히 발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방 교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방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어떻게 인터뷰 한 번 없이 기사화될 수 있는가”라며 “양 자치단체의 의견을 잘 조율해서 원만하게 처리하려 했으나 이번 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번 파문은 충남도가 도청 출입기자단에 대한 브리핑 과정에서 지난 1월28일 합동조사단의 현지방문 당시 일부 위원들의 개인적인 발언을 근거로 ‘올 상반기내 당진항 지정’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충남도 농림수산국 해양수산과의 황용길 팀장은 “해당 내용은 지난 1월28일 합동조사단이 현지조사를 위해 양 자치단체를 방문했을 때 사석에서 나왔던 발언을 근거로 한 것”이라며 “이번 보도로 합동조사단의 입장이 곤란하게 된 점도 있다”고 시인했다.
이에 대해 당진항 지정 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당진항 지정문제에 대해 형식적으로만 대처하던 충남도가 전체적인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자 생색내기로 실명을 거론하며 성급하게 언론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일을 그르칠지도 모를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합동조사단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가운데 양 자치단체를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해야 함에도 일부 위원이 사석에서 한 발언을 공식화하는 바람에 평택 측의 물리적, 정치적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당진항 지정 추진위는 당진항 지정의 목적이 항만개발을 통한 지역경제의 발전인 만큼 분리지정 못지 않게 항만예산 확보와 전문인력 교육 등에 힘써야 할 충남도가 생색내기 식의 활동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자치단체간 행정 협의체제와 협조를 중시하지 않은 만큼 당진군도 이번 파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유종준 기자 jjyu@dj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