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 배우는 거 너무 재미있어요. 보습학원에 다니지만 한자는 안 배우거든요.”
올해 중학생이 되는 송경희(14)양은 이번 한자교실이 너무 재미있었다며 여름방학에 또 한자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고대면 대촌2리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생부터 중학교 3학년생까지 꼭 20명의 학생이 지난달 19일부터 27일까지 봄방학을 이용해 대촌리 부녀회에서 준비한 ‘충·효·예절 독서교실’에서 한자를 배웠다.
훈장님은 93년 정년퇴임하신 손인설(76) 교감선생님. 손 선생님이 아이들을 지도하는 모습은 마치 할아버지가 귀여운 손주들을 무릎에 앉히고 옛날 이야기를 하듯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참여율이 높아서 가르칠 재미가 있었어요. 또 부녀회에서 교재와 노트를 준비해 주시고 손수 간식거리까지 챙겨주시니까 저야 뭐 가르치기만 했죠. 허허허.”
자상하게 웃으시는 손 선생님은 퇴임 후 노인회장직과 고대 게이트볼 회장직을 수행하다가 대촌 2구 부녀회의 부탁으로 이렇게 ‘독서교실’에서 한자를 가르치게 됐다고 한다. 젊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한다는 손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신 분이라 그런지 나이에 비해 훨씬 정정해 보였다.
“건강관리로 게이트볼을 해요. 노인들이 하기에는 전신운동이 되는 게이트볼이 가장 좋지.”
나이에 비해 더 정정해 보이는 선생님의 건강비결은 바로 3시30분에 일어나서 하루도 빠짐없이 다니는 새벽예배와 겨울에도 쉬지 않고 즐기는 게이트볼이라고 한다.
손 선생님은 몸만 건강한 게 아니라 정신도 젊은 사람 못지 않다. 교직에 몸담으며 일평생 구독한 조선일보도 얼마 전 구독을 중지했다는 손 선생님은 요즘 모든 뉴스를 인터넷을 통해 본다. 또 서울에 사는 며느리와 이메일을 통해 소식을 주고받는다고 하니 여느 할아버지와 다르게 정보화를 다양하게 누리고 사시는 분이다.
손 선생님이 교직생활을 하며 느낀 것은 무엇보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이라고 한다.
“어려서 몸에 배인 습관이 중요해요. 저는 과거에 인성교육을 강조하기 위해 매일 15가지 덕목을 정해 어린이들에게 O,X로 표시하게 하고 부모님의 확인 도장을 받아왔습니다. 이로 인해 학부모와 선생님간의 유대가 강화되고 아이들은 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게 됐어요.”
이번 한자교실에서도 아이들에게 나눠준 공책 첫 페이지에는 ‘어린이의 다짐’ 등 인성교육에 관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 손 선생님이 인성교육에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으신 분인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었다.
“훈장님, 안녕히 계세요!”
학생들이 마지막 인사를 하며 저마다 집으로 향하자 선생님은 “한번씩 공책에 연습해보고 복습 꼭 하세요”라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마지막 수업이지만 아이들은 바로 내일 다시 만날 것 같이 인사를 한다. 왜냐하면 한자교실이 끝나면 손 선생님은 훈장님이 아닌 편안한 옆집 할아버지로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조영미 기자 ymcho@dj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