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부모님들은 말씀하신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자식들에 대한 사랑은 모두에게 똑 같다는 것을 비유하시는 말씀이다. 하지만 그 열 손가락 중에서 어떤 손가락을 깨물지는 부모님 각자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매번 엄지손가락만 깨물면 아프긴 마찬가지일지라도 엄지손가락은 분명 다른 손가락에 비해 상처투성이 일 것이다.

영화에 관한 평을 공적인 매체에 쓸 때 사실 기자의 마음도 엄지손가락만 깨무는 부모의 마음과 비슷하다.

영화를 좋아함에 있어 영화의 국적을 가리지는 않는다고 말은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우리나라 영화에 대해선 장점을 부각시키려 하고 외국영화 특히 할리우드 영화에 대해선 꼬투리를 잡으려 한다.

만약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를 두고 선택해서 깨물어야 할 상황이 온다면 할리우드 영화만 깨물 것이 분명하다. 한국영화가 분명 흠이 더 크더라도 한국영화를 보호(?)해야 한다는 국수적인 본능을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기자 개인의 편향성을 미리 감지하지 못한다면 영화 선택에 있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기자의 이러한 태도가 한국영화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임을 알지만 그 본능을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는 잘 만들어진 대중 영화이다. 이 말을 하기 위해 위와 같이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기자 개인의 취향에 맞는 영화이다. 피 한 방울 나오지 않고 그 흔한 키스씬 하나 없다. 공격적인 육두 문자도 없다.

그렇다고 동화적인 요소만 넘쳐나는 영화도 아니다. 현실의 실상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간의 소통이 따뜻하게 진행되는 영화. 모처럼 낄낄 웃다가도 손수건이 필요한 영화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 가 많이 겹쳐졌다. 결국 시골은 공해에 찌든 인간을 사람으로 만드는 곳인가? 그것이 현실은 아닐지라도 우리가 도시에 살면서 그 풍요로움 안에 무엇이 부족하고 결핍되어 있는지 영화는 잘 보여주고 있었다.

봉투에 넣어야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이 담긴 편지라는 것과 함께.

“사라지는 분교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요”

―시사회후 기자 회견장에서―

▲ 차승원씨와 장규성 감독

19일 오후 의 기자 시사회가 서울 중앙극장에서 열렸다. 로 데뷔했던 장규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차승원 씨가 주인공 김봉두를 연기했다.

서울에서 촌지만 밝히던 속물선생이 강원도 분교로 전근을 가서 진정한 교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 영화가 완성되기도 전 미국 미라맥스사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려 화제가 되기도 한 영화이다.

장 감독은 5년 전 폐교되는 산골 분교에 관한 짧은 방송 다큐멘터리를 보고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실제로 강원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장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사라져 가는 작은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사실 김봉두라는 캐릭터는 그 이야기에 얹혀 있는 것이라고.

무엇보다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 김봉두 역을 맡았다던 차승원 씨는 연이은 영화홍보로 피곤한 모습이었다. 관객이 없는 영화는 소용없다고 말하는 차승원씨.

선생님이라는 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청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연기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평생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혹시 교사들에게 자문을 구했었냐는 질문에 실제로 촌지를 받고 짤린 교사에 대한 기사를 참고했으나 조언을 받거나 자문을 구하지는 않았다고 장 감독은 답했다.

할리우드에서 판권을 사간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자 자신은 그 이유에 대해서 잘 모른다며 판권의 이야기가 오고 가는 도중, 미국에서도 종종 교사의 촌지가 실제로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도 놀랐다고 한다.

과 를 만들었던 (주)좋은 영화에서 제작하고 시네마서비스가 배급을 맡았다. 3월28일 개봉.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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