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좌담회 4.13총선관련
사회 최종길 편집국장
참석자
권건오(축협 발행인)
이재만(당진총선시민연대 상임 공동대표)
이홍근(전 개발위원장)
표기풍(개발위원회 기획이사)
지역주의 가고 시민의 물결 오고 있다
4월13일 투표가 마감되고 선거결과가 발표됨으로써
선거운동과 선거절차는 끝이 났다
그러나 주민을 대표해 대의민주주의 무대에선
당선자의 활동은 이제 시작이며 심부름꾼을
감시·감독하는 유권자의 역할도 이제 시작이다
먼저 이번 총선과정을 평가한다
편집주
후보자 검증 기회 크게 늘어
젊은층의 기권·정치적 무관심 여전
흑색선전·금품살포 등 혼탁선거 아쉬움
4.13 총선결과 평가
■최종길 : 오늘 4.13 총선을 평가하는 좌담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홍근 : 이번 4.13 총선 결과의 특징을 몇가지 나열하면 첫째 투표율이 매우 저조했다는 점, 둘째는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을 들 수 있습니다. 세번째 특징은 후보자 토론회 개최를 통해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 네번째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이 난무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기존 정치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내려진 총선이었습니다. 청렴결백하고 충실하지 않으면 주민 앞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이 이번 선거를 통해 입증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권건오 : 투표율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동안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던 시민들이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투표에 있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향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표기풍 : 첫번째로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정치권이 지역의 현안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주민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 선거였습니다. 지방자치시대에는 지역대표로 일하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전에는 무관심했던 부분이 이번에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투표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두번째로는 당진지역의 경우 특정정당의 보스정치에 의한 투표에 더이상 따라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유권자의 의식이 달라졌습니다. 총선연대 등의 활동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던 선거였습니다. 앞으로 시민단체에서 각 후보의 공약집에 대해 일정시간이 지난후 당시 후보들을 초청해 중간평가를 하는 것도 유의미할 것 같습니다. 공약의 실현성을 다시 한번 검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총선시민연대의 성과와 한계
■최종길 :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이 낙선운동에 치중하다 보니 불법선거운동 감시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이홍근 : 총선연대 활동은 국가발전에 있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국회의원에만 맡겨서는 안됐을 의석수 축소도 이뤄냈고 퇴출명단 발표로 정치권을 바꾸는 역할을 했습니다. 반면 법제도가 잘못된 것은 보완해서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운동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총선연대에서 자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퇴출자를 선정했는데 이들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낙선대상자들이 대응할 시간이 없었던 만큼 사실여부를 확실히 논할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할 것입니다.
■이재만 : 총선연대에 참여한 인원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아쉬웠습니다. 총선연대에 참여한 단체회원들의 경우 지역에서 안면도 있고 해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음 선거에서는 참여단체의 몇사람이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현행 선거법도 문제였습니다. 후보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총선연대에 대해 비방하는데 총선연대에서 이를 반박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면 위법이 됩니다. 총선연대 활동으로 법적 제재를 받더라도 개의치 않지만 법은 반드시 개정돼야 합니다. 불법선거운동 감시는 엄두도 못냈습니다. 제한된 인원으로 기획하고 고민해야 했습니다.
불법선거운동 감시는 다음번 지방선거에서 분명히 병행할 것입니다. 이번 총선과정에서 막판에 흑색선전과 금품살포 등이 난무했는데 이에 대처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표기풍 : 총선연대의 구성은 미흡한 감이 있지만 나름대로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조직화되고 법도 고쳐서 사회규범의 테두리안에서 존재한다면 정치권이 더욱 긴장할 것이고 본연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다만 조직적이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의 협조도 안됐을 뿐만 아니라 홍보가 안된 점은 아쉬웠습니다.
■권건오 : 총선연대의 활동에서 아쉬운 점을 들자면 첫째,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시민운동의 반대자들이 흔히 ‘대표성이 있느냐’고 항의했는데 여러 계층과 의견이 모아져야 대표성에 대한 시비도 없어질 것입니다.
총선연대 활동이 낙천·낙선운동에 중점을 두다 보니 잘한 점은 논의되지 않아 일방적으로 매도될 우려도 있습니다. 잘한 점도 공개해서 유권자가 판단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시민운동은 힘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혁명이었습니다.
■표기풍 : 우리나라 정서에서는 시민운동을 데모나 좌익과 연관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선진외국의 시민운동을 보면 깨끗하고 공명정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받습니다.
시민운동에서는 나서서 적극 참여하는 사람, 주위에서 분위기 조성하는 사람, 소리없이 따르는 사람들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아직은 미흡합니다.
■이홍근 : 정치권에 경종을 울렸다는 사실은 커다란 교훈이자 성과입니다. 하지만 근거없는 유언비어 유포와 흑색선전, 자금살포와 같은 불법선거운동에 대해서는 잘잘못을 짚어줘야 했습니다.
흑색선전·금품살포 만연
■최종길 : 이번 총선에서는 과거 5·6공 시절로 돌아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유언비어와 흑색선전, 금품살포가 이루어지는 등 문제도 많았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재만 : 총선연대에서 해야 할 일이 그것이었는데 근거를 알 수 없는 것들이 어느 해보다 많았습니다.
■이홍근 : 후보들의 경우 유세장에서 정견발표를 하기 보다는 인신공격을 더 많이 했습니다. 유세장에서 그러는 것은 확실히 제지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권건오 : 후보초청토론회에서도 그 자리에서 나올 얘기가 아님에도 발언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 걸 보고 찍지않는 국민운동이 필요합니다. 돈주고 밥주면 찍는 문화가 아직도 일부에는 남아 있습니다. 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시민운동보다 대대적인 국민운동이 전개돼야 할 것입니다.
■이재만 : 근거없는 유언비어성 발언은 선거법에 걸리더라도 잘못을 지적해야 합니다.
■이홍근 : 출처를 알 수 없는 비방은 특정후보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므로 총선연대에서 정확히 지적해줘야 합니다. 우편으로 배달된 유언비어성 불법유인물의 경우 출처를 피하기 위해 예산군에서 발송했으며 보내는 사람의 주소 및 성명도 정확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불법선거에 대한 감시도 철저해야겠습니다. 다음, 선거비용에 관한 얘기인데 정당에서 많은 예산이 필요한 것은 조직원 활동비 때문입니다. 또한 선거비 안에서 나가는지 밖에서 나가는지 기준도 미흡한 편입니다.
■표기풍 :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 과정에서 금품살포와 근거없는 비방 등을 일목요연하게 나열해서 백서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세장에는 두번 갔는데 정견이 아니라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유권자에게만 맡기기엔 한계가 있으므로 걸러줄 부분은 걸러줘야 합니다.
선거과정의 부정적 측면
■최종길 : 그외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부정적인 면들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이홍근 : 젊은층의 경우 정치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유세장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물론, 홍보물만 갖고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투표율도 전에 없이 낮았습니다.동기유발을 위한 운동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재만 : 일반 유권자들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각종 정책과 관련해서 후보자들도 토론회에서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국회의원에 대한 꿈만 있지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기본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은채 출마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 풍토 또한 바꿔나가야 합니다.
■표기풍 : 앞으로는 시민·사회단체에서 반드시 군수와 국회의원을 초청해 1년에 한두번이라도 공약한 내용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권건오 : 후보자의 학력과 경력에 대한 문제도 시비거리가 됐습니다. 석사과정의 경우 보통 4∼5학기가 걸리는데 연구과정의 경우 대학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가능합니다. 솔직이 학력을 밝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도층부터 바뀌지 않으면 학력위주의 사회가 바뀌지 않습니다.
■이홍근 : 국회의원이 하는 일과 자치단체에서 하는 일이 따로 있는데 옛날 국회의원 하던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도 여전히 문제입니다.
당적이 다른 국회의원과 군수
■최종길 : 이번 선거결과로 군수와 국회의원의 당적이 서로 다르게 됐습니다. 터미널에 대한 입장만 해도 서로 다릅니다. 벌써 일부에서는 많은 현안사업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표기풍 : 공단의 기업유치만 해도 서로 협력해야 하는데 당이 달라 우려됩니다. 군민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권건오 : 사업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지역에서는 큰 것만 잘했다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보 유치로 세수도 늘고 직원들이 돈도 뿌렸지만 지역민들이 제대로 고용된 것도 아니고 실질적인 혜택이 얼마 없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생활이 실제로 나아질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합니다. 기업들이 들어와서 과연 어떤 혜택이 있는지 깊이 생각하는 기회가 돼야 합니다.
■이홍근 : 선출직 공직자들의 경우 나름대로 협조해야 할텐데 잘 안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군 정책에 대한 협의를 위해 당정협의회를 열어야 하는데 지난날에는 같은 당적을 보유했음에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중앙정부의 일은 국회의원이 맡아야 합니다. 그리고 군 정책 수립과정에서 얼마나 군민의 의견을 수립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재만 : 군수와 국회의원 모두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그것이 군민도 살리고 선출직 공직자도 사는 길입니다. 군수와 국회의원은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지역문제에 대해 자주 얘기를 나누며 이견을 좁히고 최선의 방안들을 찾아야 합니다.
■권건오 : 국회의원이 마음을 낮추고 좀더 내려와야 합니다.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국회의원이나 군수 모두 똑같은 유권자를 놓고 같은 조건에서 선거를 합니다. 다만 하는 역할만 다를 뿐입니다. 군수는 지역일을 하고 국회의원은 군민을 대표해서 중앙에서 일을 합니다. 그런 부분을 이해한다면 서로 업무협조가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똑같은 유권자에게 똑같은 표를 얻었다는 생각으로 협력해야지 옛날처럼 자기가 필요한 사항만 요구한다면 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것입니다.
4.13 총선의 성과와 한계
■최종길 : 이제 이번 총선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정리를 해야 되겠습니다. 한마디씩 해주십시오.
■표기풍 : 이번 선거는 특이한 선거였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4대나 15대 선거 때에 비해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선거였습니다. 앞으로 검증의 기회도 더 늘어나서 좀더 확실한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고 유권자의식도 높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 선거였습니다.
■권건오 :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보다는 좀더 나은 정치풍토로 변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밖에서 가져왔던 민주주의가 안에서부터 바람이 불어 변하는 시점을 맞이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 유권자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재만 :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시킨 선거였습니다. 문제는 그렇다면 대안은 과연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다음 선거부터는 대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권건오 : 맞습니다. 차악의 선택에서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합니다.
■이홍근 : 낮은 투표율과 정치불신이 나타났고 충청도 지역색이 파탄났다고 불 수 있습니다. 또한 피선거권자가 되기 위해서는 몸가짐을 잘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선거이기도 했습니다. 후보자는 지역을 위해 일하지 않으면 큰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했습니다.
■권건오 : 타 지역에서는 당진이 놀랍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직 사무총장을 낙선시킨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제 우리주민이 지역구도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표기풍 : 공직자는 지역일을 충실히 해야지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선자에게 바란다
■최종길 : 마지막으로 당선자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홍근 : 투표결과를 보면 자민련 후보진영은 지엽적인 자만과 악재로 패했고, 민주당 후보진영은 공세적인 운동과 집권정당의 역할에 대한 주민의 기대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성실하고 청렴한 노력으로 지역의 현안사업들을 성실히 이행해 주길 바랍니다.
■권건오 :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줬으면 합니다. 군수가 할 일은 군수가 하고, 국회의원이 할 일은 국회의원이 하는 등 서로 역할분담이 잘 돼야 합니다. 군민들의 불만이 없도록 잘 화합해서 발전을 기했으면 합니다.
■이재만 : 소신을 갖고 좀더 자세를 낮춰야 합니다. 군수와 자주 만나 중요사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서 지역발전이라는 ‘큰뜻’ 아래 최선의 대안들을 찾아나가길 바랍니다.
■표기풍 : 지역경제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본인 노력으로 가능한 일은 최대한 해야겠지만 협조를 구해야 하는 사항은 과감하게 군민과 같이 하길 기대합니다.
■최종길 : 좌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