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시절은 친구 하나만 있어도 든든하고 따뜻하다. 조그만 책상 위에서도 온갖 상상력과 재치가 미래와 대화를 나누는 교실, 꿈과 끼의 공장이다.

합덕여자고등학교(교장 김학렬) 1학년 1반. 지난 6일 당진청년회의소(회장 정덕영) 주관으로 열린 ‘추억의 신문 및 나만의 카드만들기 대회’에서 이 학생들이 만든 신문 ‘화여도리’가 대상을 수상했다. ‘화여도리’라는 이름은 ‘복숭아나 오얏꽃 같이 웃는 모습이 예쁘다’는 사자성어에서 따온 말. 총 6면으로 이뤄진 이 신문은 만우절 날 있었던 해프닝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벌금제도를 다룬 사설, 성(性)에 관련된 글, 게임 공략법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학생들의 숨은 끼와 솜씨로 알차게 옮겨놓았다.

“우리 반은 공부도 잘하고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특별하고 유명한 반”이라고 자랑하는 이예림 학생은 신문 제작에서 편집장 역할을 맡았다. 무엇인가 만드는 것이라면 누구보다도 뒤지지 않는 열정을 갖고 있는 예림이는 대회 공모가 시작된 후 편집장을 자진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기사를 제때에 제출하지 않아 작품 마감 일주일전부터 애를 먹었고, 긴 기사거나 짧은 기사거나 일일이 손으로 써야하는 고생도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놓았지만 친구들이 뜻밖에도 기사를 잘 써오는 바람에 힘을 얻었다는 예림이는 “우리 반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기사에 나타나서 새삼스레 아이들에게 고마웠다”고 은근히 친구들 칭찬까지 한다.

부편집장이었던 이경미 학생은 “신문을 만들면서 나름대로 큰 경험이 되었고, 이런 경험들이 나중에 사회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기대 이상으로 대상을 수상하게 돼 상금을 탔을 때 무척 기뻤다”는 이혜연 학생, 또 ‘모아진 기사들을 보고 우리 반의 추억이 정말 많았구나’라고 느꼈던 이하나 학생은 이 소중한 추억들을 그대로 2학년이 되어서도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반을 지도하고 있는 박정은 담임(국어)교사는 “다른 선생님들이 내가 도와줘서 잘 됐다고 오해한다”고 웃는다. 마감하는 날 노트 한 권만큼의 많은 분량이 된 기사 뭉치를 보고 놀랐다는 박 교사는 “아이들의 참여율이 높아 기뻤고 1년 동안의 일들을 아이들의 시각으로 정리해 보았다는 것이 뜻깊었다”고 전했다.

난생 처음 신문을 만들면서 힘든 일도 많았던 1학년 1반 학생들. ‘화여도리’라는 뜻처럼 언제나 아름답고 풋풋한 우정 속에 빼곡이 채워진 그들만의 추억이 오래오래 진한 향기를 머금을 것 같다.

홍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