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건강과 농업을 지키는 길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 전국에서 들불처럼 번져
지난달 29일 경남 창원시의 한 아파트 상가 앞에서 20여명의 어린이들이 “학교급식 바꿔주세요”라는 글귀를 식판에 붙여 흔들며 지나가는 어른들을 붙잡고 학교급식비 지원 조례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방과후 학원에 가지 않고 학부모들이 운영하는 도심 속 대안학교인 ‘하늘땅학교’ 아이들이 학교급식에 대한 토론회를 연 뒤 심각한 학교급식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주민발의 거리서명에 동참한 것이다.
지역산 농산물 사용 의무화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를 지역에서 생산되는 안전한 국내산 농산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우리 농업을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된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이 전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은 지방자치단체가 급식 조례를 통해 안전한 우리농산물, 친환경적인 농축수산물의 사용을 권장하고 필요한 예산을 자치단체와 정부가 적극 지원함으로써 농어민들에게 삶의 희망을 키워줄 수 있는 운동이다.
또한 지역 농산물 사용의 의무화는 유전자변형 농산물 등 위험한 수입 농산물로부터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축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WTO의 농산물 수입개방 요구로 위기에 처한 우리 농업을 지키는 일이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작돼 전국적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은 주민들이 필요에 의해 스스로 나서 지방의회와 자치단체장을 움직여 자치입법을 추진하며 진정한 자치를 배우고 몸에 익히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천의 장이다.
조례제정을 위한 주민발의 청구는 20세 이상 주민 중 5% 이상이 서명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당진군은 올해 6월말 현재 20세 이상 주민이 8만8천211명으로 주민발의를 위해서는 4천411명이 서명해야 한다.
현행 지방자치법 제13조의 3(조례의 제정 및 개폐 청구)에는 “20세 이상의 주민 총수의 20분의 1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주민수 이상의 연서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조례의 제정이나 개폐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주민발의가 이렇게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함에도 학교급식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대다수의 지역에서는 학교급식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광범위한 국민운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주민발의로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들불처럼 번진 조례 제정 운동
지난해 5월 전북에서 13개 단체들이 모여 처음 시작한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은 올해 4월 전종덕 전남도의원(비례대표, 민주노동당)이 주도한 학교급식조례제정 전남운동본부가 전남도민 4만9천549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발의를 청구하면서 전국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농민회 등 농업단체와 시민단체, 학부모단체, 민주노동당 등이 참여한 가운데 15일 현재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 광역자치단체에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본부가 구성됐으며 각 시·도와 기초자치단체에서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미 전남도와 나주시 등이 조례를 제정했으며 경남 진주, 울산 북구, 서울 노원구, 충북 청주 등이 주민서명을 끝내고 조례안 발의를 청구했다. 또 경남 창원, 강원 원주, 경기 의정부, 천안, 아산, 홍성 등 전국 곳곳에서 활발한 주민서명이 진행되고 있다.
충남에서는 10여개의 교육, 학부모, 농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학교급식법 개정 및 조례 제정 충남운동본부’(집행위원장 고성길)가 지난달 4일 공주문화원에서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당진에도 조례제정운동 시작돼
지난 7월 당진군농민회, 당진참여연대, 새교육공동체시민모임, 전교조 당진지회, 당진환경운동연합, 민주노동당 당진군지구당(준), 민주노총 당진군위원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조례제정운동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연내에 각 단체 대표자회의를 통해 학교운영위원회 등 광범위한 단체의 참여를 결집하고 조례제정운동본부 결성과 구체적인 추진 방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