ꡒ안녕하세요. 민원실 윤재돈입니다ꡓ
삼오륙에 팔이팔이를 누르면 영락없이 들려오는 말소리다. 자동응답기가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정중하고 똑 떨어지는 말투다.
당진군청 민원실. ꡐ무엇이든 물어보세요ꡑ란 팻말 앞에서 근무하는 윤재돈(30세)씨는 정말 무엇이든 물어보는 주민들을 하루 30여명씩 대한다. 쓰레기 봉투 어디서 파느냐는 물음에서부터 차량등록문제, 영업허가 문제, 토지재산관리 문제등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전화상담은 셀 수도 없이 많다. 그래서 윤재돈씨는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문제는 뭐든지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전화상담을 할 경우엔 요점을 짚어내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하는등 화술도 필요하다.
윤재돈씨가 당진군청 민원실로 발령받은 것은 94년. 서글서글한 인상에 인사성 밝다는 게 발령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한창 보상 관련 민원이 많을 때였다. 주민들의 기대치만큼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많지 않아 낙담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깝기도 했었다. 또한 문제가 생기면 차분히 문의하기보다 버럭 화부터 내는 민원인을 대해야 했을 땐 무척 맘이 상하기도 했다. 그런 날은 퇴근 후 꼭 술한잔을 걸친다. 하고 많은 부서중에 왜 하필 민원실인가 한탄을 하다가도 어쩌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들으면 금새 의욕이 솟곤 한다.
ꡒ직접적으로 주민들을 접하는 일이니만큼 무엇보다 친절한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ꡓ는 윤재돈씨는 아울러 ꡒ세계화 시대의 공무원은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항상 새로운 걸 개발해 내야 한다ꡓ고 말한다.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자신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주민 편의주의적인 시책을 개발해 내는 것이란다.
윤재돈씨의 생활신조는 ꡐ모나지 않게 둥글둥글 산다ꡑ는 것이다. 모가 나면 먼지가 떨어져 나가듯 주위에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 말끔하게 살기보단 소탈하고 수수하게 살겠다는 얘기다.
쌓이는 스트레스는 잠자는 걸로 풀어왔지만 앞으로는 집 앞 공터에서 테니스를 쳐 볼 계획이다.
공무원이 아니면 성우가 됐을 거라는 윤재돈씨. 벨소리에 예의 그 점잖고 자상한 목소리로 수화기를 든다.
ꡒ안녕하세요. 민원실 윤재돈입니다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