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숙(44세)씨는 일견 평범한 주부이다. 직장 다니는 남편과 두남매의 학교생활을 뒷바라지 하는 평범한 주부.

그러나 그녀는 자칫 자잘한 소일거리에 빠져쳐버리기 쉬운 주부의 일상을 좧인간 최정숙, 사회인 최정숙좩으로 되살려내는 기막힌 능력을 가지고 있다.

최정숙씨는 합덕농협 주부대학에서 생겨난 ‘사물놀이팀’의 상쇠이며, 지금은 근처 우강농협의 주부대학에서 사물놀이 강사를 맡고 있다. 이 실력은 그녀가 몇년전 천안, 예산을 왕복하면서 혼자 배워 갈고 닦은 것이다. 주부대학에서 주부대학가나 온갖 종류의 곡을 반주해 분위기를 살려왔을만큼 피아노 솜씨도 수준급이다. 그런가하면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는 물론 현악합주단을 만들어 바이올린을 연주하기도 했다. 올해로 만 10년이 되는 온누리합창단의 창단멤버이기도 하다.

뭐든지 시작하면 끝을 맺고마는 성격이라 합덕중학교 자모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시작한  ‘상담’을 위해 대전에서 여는 상담원 교육도 열심히 다녔다. 때문에 지금은 운영되지 않는 상담실이 그저 아쉽기만 하다.

지금도 배우는 일에는 돈도, 시간도 아끼지 않은 그녀의 생활철학은 변함이 없다. 대신 외모를 꾸미고 집안단장을 하는 데에는 퍽이나 인색한 편이라고 스스로 말한다. 수영, 스쿠버다이빙에 이어 올 여름엔 윈드서핑으로 또다른 체험을 하리라는 기대에 차 있는 그녀는 올해 개강한 한서대학교 사회교육원 생활영어반에서 영어도 배우고 있다. 6개월간 수강료 5만원이면 액수도 전혀 부담이 없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젊어서부터 가져온 ‘백의의 천사’가 되는 꿈을 위해서이다. 바로 해외선교봉사가 그녀의 길앞에 놓여있는 과제물이다.

원래 간호사였던 그녀는 스물여덟의 나이에 남편 오황(53세)씨를 만나 결혼하기까지 서울 정박아학교의 의무실에서 근무했다. 난생 처음으로 버림받고 소외받은 정박아동들의 고통을 보며 그녀의 삶의 방향은 어느새 그리로 향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풍부한 경험과 무한한 능력계발이야말로 봉사의 내용을 한없이 풍요롭게 한다는 걸 그녀는 부지불식간 깨달은 것이다.

언제나 한조각 한조각 시간을 아끼며 배움에 여념없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도 배우는 것일까.

최정숙씨의 아이들은 공부도 잘하고 매사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그녀는 게으름으로 인해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자녀를 격려하고 제시할 뿐이라고 한다. 최정숙씨는 조만간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 경환(15세)이와 그 또래 아이들의 말못할 고민을 위해 그동안 상담했던 내용을 모아 글로 정리해볼 생각이다. /김태숙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