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 류시화
출판사 : 열림원
가 격 : 9,900원
김 지 회 / 당진군청소년상담실 상담원
시인, 명상가, 번역가로 활동 중인 류시화가 지난 10년 동안 열차례에 걸쳐 인도 등지를 여행하면서 체험한 엉뚱하고, 기발하고, 감동적인 일화들을 모은 산문집이 좥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좦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여행기가 주기 쉬운 지나치게 개인적인 감상이나 흔한 풍물 스케치는 배제하고, 다만 글을 쓰는 구도의 길을 걸으면서 그가 직접 체험한 사건들과 감동만을 전하고 있다. 인도인의 재치 있는 순발력, 번뜩이는 통찰력, 현실 수용의 철학까지 그대로 알 수 있는 서른네 편의 글과 아름다운 사진이 함께 어우러져, 인도의 신비와 더 이상 숨길 것 없는 인도의 현실이 절묘하게 표현되어 있다.
여행... 누구나 한번쯤은 인생에 있어서 죽는 순간까지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여행을 꿈꿔봤을 것이다. 태어나 한번도 발 디뎌본 적 없는 곳에서 맞아보는 싱그런 풀잎 내음의 푸른 아침공기, 늘 보는 것이지만 무언가 더 특별히 와 닿는 신비로운 진홍색의 저녁노을, 자신이 살아있음을 진정 느낄 수 있는 것...
하지만 저자가 다녀온 것은 우리가 늘상 꿈꿔왔던 곳이 아니라 아시아 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그다지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는 인도라는 거대한 대륙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왜 굳이 인도를 하늘 호수라는 예쁜 단어로 비유했을까? 다른 곳보다 결코 깨끗하거나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손으로 밥을 퍼먹고 거리엔 소들이 활기차게 돌아다니는 인도. 소매치기들이 판을 치고 독특하고 강한 향료로 먹을 것조차 제대로 먹지 못했을 텐데... 그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한 여름을 훨씬 웃돌고 남을 듯한 타는 듯한 더위와 불덩이처럼 작열하는 태양아래 마실 것조차 제대로 없는데다 제일 경악스러운 건 화장실에서 휴지보단 왼손을 거의 대부분 국민들이 당연하단 듯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밥도 오른손으로 먹는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그 물음은 이 책을 조금만 넘기다 보면 자연스레 해결된다. 태어날 때 그대로의 마치 갓 피어난 백합꽃잎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 다른 사람의 것을 탐하지 않고 다른 이를 먼저 생각할 줄 아는 고운 마음 씀씀이, 급박하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그들만의 여유로움과 단순한 듯 하면서도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는 그들만의 사상 등등 실로 인도인들 모두는 작은 성인군자 한 명씩을 가슴에 보듬어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진솔한 삶의 깨달음과 무언가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따스함... 이 모든 것이 저자에게 인도를 하늘호수라는 예쁜 곳으로 보이게 하지는 않았을까.
인도 네팔 티베트 등지로 10년간 10여회에 걸쳐 여행했던 저자는 자신이 여행 중에 체험한 감동적이고 엉뚱한 일화들을 엮으면서 말미에 인도사람들의 인상적인 `말`을 인디아어록이란 제목으로 한데 모았다. 눈감고 인도지도 위에 한 점을 찍어 목적지를 택해 8일 반나절간의 여행 끝에 찾아낸 작은 마을의 천장에 구멍 뚫린 숙소에서의 하룻밤, 한밤 작은 마을의 운동장에서 12시간에 걸쳐 펼쳐졌던 인도 최고음악가 라비 샹카의 시타르연주회….
저자는 길에서 차안에서 버스 지붕 위에서 대중 속 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낯선 세계로의 떠남을 동경하는 것은 외부에 있는 어떤 것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