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경험하는 것은 추억으로도 쉽게 남는다. 첫 키스, 첫사랑.

나에게도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있었고 그들 대부분은 그리워하는 추억, 기억하고 싶은 시간으로 남았다. 누군가 잠시 잊었던 순간을 한 장의 사진을 통해 내미는 순간. 사진 속 내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사진은 데뷔작 영화 ‘물보라(감독 김수용)’의 한 장면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10대 때 사진 속 장소(욕지도, 경남 통영시 소재)에서 처음 영화를 찍었다. 내 몸을 감싼 파도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지만 그때는 정말 깨끗했다. 또 배로만 이동해야 했을 정도니까 그야말로 완전한 섬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두 달간 그렇게 머물렀고 그것이 나의 첫 연기생활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