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동원해 연락하고 행사 준비, 식사비 지출 당진군과 교육청, 경찰서 등 군내 공공기관의 장들이 특정종교에서 주최하는 조찬기도회를 유치해 합동으로 참석하고 공무원을 동원, 행사를 주관하는가 하면 공공예산을 들여 식사비를 조달하는 등 공직자들의 종교 편향성과 정교분리 원칙 위반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민종기 군수를 비롯한 기관장 25명과 도의원, 군의원, 성직자 대표, 군 실·과장, 읍·면장, 사업소장 등 100여명은 지난 15일 아침 6시30분 군청 구내식당에 모여 조찬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조찬기도회를 위해 당진군은 총무과 행정팀 공무원 4명을 동원해 각 기관에 대한 연락을 맡고 당일 새벽부터 주차와 식당좌석을 안내했다.

물론 구내식당의 영양사는 5시에, 종업원들은 4시30분에 출근시켰다. 아침 식사비로는 40만원(5000원×80명), 플래카드 비용으로 5만원이 소요됐다. 지난해 민종기 군수 취임 이후 시작된 기관장 조찬기도회는 매달 한번씩 각 기관들이 돌아가며 개최하고 있고 주관 기관에서 행사장과 식사 준비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군내 기관장들이 한꺼번에, 그것도 공공기관을 모임 장소로 이용해 특정종교의 조찬기도회를 갖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더욱이 이 행사를 위해 공무원을 동원하고 식사비까지 지출한 것은 더 말릴 나위없다. 기관장들의 특정종교에 대한 편향은 당진군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올 봄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을 하느님께 봉헌한다고 발언했으며 이 시장의 고향인 포항의 정장식 시장은 기독교 신자 기관장들의 홀리클럽에 가입하고 세계 성시화 명예준비위원장 역할과 함께 시 재정의 1%를 성시화 지원에 사용하겠다고 공표해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계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같은 기관장들의 특정종교에 대한 편향은 정교분리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를 제공하고 있다. 정교분리의 원칙은 과거 종교전쟁과 중세암흑시대를 통해 수많은 살인과 사회적 갈등을 경험한 인류가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마련한 법률제도이다.

종교는 신의 영역을 맡고 국가는 세속의 일을 책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헌법에 이를 반영해 헌법 제 20조에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의 원칙과 함께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정치인을 비롯한 공직자들은 개인적으로 종교활동에 참여했어도 집단적으로 참여하거나 공공기관을 장소로 제공하지는 않았다.

군내 한 교회의 신자는 “민종기 군수를 비롯한 기관장들이 무슨 마음으로 기관장 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모든 당진군민의 대표자인 군수와 기관장들의 드러내놓는 종교활동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오만과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당진군 총무과의 담당공무원은 “기독교 신자뿐만 아니라 불교신자인 기관장도 참여하고 있으며 종교적인 활동 외에도 인구늘리기 방안과 당진항 발전방안, 아름다운 시가지 가꾸기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청의 담당자는 “올해 한번 교육청에서 개최한 바 있으나 아침식사와 회의장만 준비했을 뿐 나머지는 기관장회의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농협 군지부의 총무담당자는 “민 군수의 거듭된 요청으로 지부장이 한 차례 참석한 적은 있으나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5일 군청에서 개최된 기관단체장 조찬기도회는 5월에도 경찰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