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산리 한살림 회원들. 맨 가운데 앉은 이가 정광영 회장이다.
▲ 매산리 한살림 회원들. 맨 가운데 앉은 이가 정광영 회장이다.

“제초제가 나온 지 불과 30년도 안됐습니다. 그 일천한 역사에 우리 농토는 점점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오염되고 있죠. 우리가 하는 농사는 수천년동안 조상들이 해온 농법 그대로입니다. 그러니 특별할 게 없어요”

100% 무농약 농사를 실현하고 있는 매산리 한살림 공동체 정광영 회장의 말이다.

정 회장은 이미 20여년 전 생명운동 차원에서 무농약 농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종교적인 신념에서 홀로 시작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매산리 한살림 공동체는 11명의 회원으로 늘었고 생산품목도 다양해졌다.

매산리 한살림 회원들은 대부분 6천평 미만의 농지를 갖고 있는 소농들이다. 재배품목은 벼, 감자, 고구마, 마늘, 양파, 메주 등.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창구인 사단법인 한살림을 통해 전량 출하되고 있다.

한살림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정 회장의 말대로 옛날농법 그대로 농사짓는다는 사실이다. 20여년간 농약세례를 받지 않은 정 회장의 논엔 다른 논에선 볼 수 없는 개구리밥 같은 것들이 있고 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해충을 잡아먹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의 논은 비록 제초제를 준 논처럼 깨끗하진 않지만 모든게 살아있다. 회원들의 밭엔 잡초가 늘 자라고 있다. 이를 모두 손으로 뽑아줘야 하는 회원들 입에서 지긋지긋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지만 간편한 농약농사대신 그 지긋지긋한 풀매기를 선택한 당사자들인 만큼 이를 슬쩍 어기고 농약을 치는 일은 절대 없고 용납되지도 않는다. 매월 주기적으로 한살림 구매팀에서 나와 검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논두렁과 집앞 마당에 제초제를 뿌리는 것도 금하고 있다. 까다롭게 농사지은 만큼 회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은 값어치가 크다. 지난해 쌀 80키로 한가마가 33만원선이었다. 시중쌀은 18만원이었다. 이 가격은 한살림의 생산자 회원과 소비자 회원이 함께 정한 가격이다.

“농약농사보다 수확량이 당연히 떨어집니다. 생산비도 농약을 사용하는 것보다 월등하게 많이 들죠. 제초제를 주면 4만원으로 한시간이면 끝낼 일인데 이건 두 사람이 하루종일 김을 매야 하니까요. 그것도 여러차례 해야죠. 그 인건비 따지면 농약농사와 비교가 안됩니다.”

소비자가, 자신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자긍심이 없다면 힘든 일이라고 회원들은 말한다. 3년 전부터 우렁이 농법을 시작한 회원들은 올해 날씨가 더워 논에 방사한 우렁이가 떼죽음을 당하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와 같은 예상치 못한 위험요소도 늘 존재하는 것이 바로 자연농업이다. 그래도 회원들은 회의 때마다 한살림 정신을 낭독하며 각오를 다진다. 밥상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고, 농업을 살리는 대안이 바로 한살림운동이라고...

■매산리 한살림 회원들:박종석, 이재성, 이명순, 김용억, 정희영, 최길순, 이명환, 민복기, 김성겸, 김경숙, 정광영

※한살림 회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구하려면 한살림소비자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문의:041-571-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