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평생 금슬 좋았던 노부부, 같은 날 세상 떠나

부부의 연을 맺고 금슬 좋게 70여년을 해로하다 같은 날 세상을 떠난 노부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애틋한 사랑을 간직하고 사는 부부들이라면 누구나 꿈꿀만한 ‘이상’을 실현한 주인공은 바로 송악면 금곡리 이석준(91세) 할아버지와 강기영(89세) 할머니.

이들 부부는 천년대 마지막 물결로 온통 어수선했던 12월26일 인천에 있는 장손집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할아버지는 이날 오전10시30분에, 그리고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눈을 감은 뒤 8시간 50분만인 저녁 7시20분에 할아버지의 뒤를 따른 것이다.

열아홉, 열일곱 꽃같은 나이에 만나 70평생을 함께 살아온 이들 부부는 가난한 농가살림에 6남매를 낳아 키우면서도 한번도 말다툼을 한적이 없을 정도로 금슬이 좋았다고 한다.

환갑을 넘기고 나선 자식들이 모두 자수성가해 큰 병고없이 편안히 노후를 보내던 이들 부부는 지난 여름 큰아들과 함께 인천의 손자집으로 거처를 옮겼는데 임종을 며칠 앞두고 거의 같은 시기에 노환으로 병석에 몸져 누워 결국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들 부부의 장례는 고향인 송악면 금곡리 회관에서 동네주민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졌다. 처음으로 쌍상여가 나가는 광경을 바라본 주민들은 “백년해로 라는게 바로 이런 것 아니겠냐”며 한결같이 부러워했다고.

이날 금곡리 회관은 드라마 같은 노부부의 애틋한 삶과 죽음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 문상객들과 방송국 취재진들이 줄을 이어 대혼잡을 이뤘다.

또 다른 세상에서의 인연도 마저 언약하고 떠난 이들 부부는 28일 금곡리 선영 양지바른 곳에 나란히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