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어린이집에선 1주일에 한번씩 특별한 수업이 있다. 산책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더운 날일지라도 아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아주 좋아한다. 민들레 홀씨날리기, 하늘보기, 맨발로 산책하기 등 자연체험 학습 뿐 아니라 식당예절 배우기, 장보기, 목욕탕가서 목욕하기 등 사회성을 기르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중 고운반(6세반) 선생님 이화순(30)씨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단연 자연체험학습이다. 체험학습을 자주 다니는 선생님, 아이들을 유난히 잘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는 선생님으로 엄마들 사이에 알려진 그다.

“하늘보기 체험을 할 때였어요. 하늘을 바라보던 한 아이가 ‘선생님, 구름이 기찻줄하고 가나봐요’하는데 그 표현이 어찌나 예쁘던지 기특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죠. 바로 그때 체험학습이 아이들의 표현력을 기르는데 정말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바람소리가 엄마숨소리 같아요’ 라던 아이에게선 그 또래의 아이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보며 어떤 느낌을 갖는지 오히려 배우게 된다.

“어린이집에서도 공부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길 바라시는 어머니들도 있어요. 하지만 유아들에게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감성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씨는 꽃을 보면서 대화를 하도록 했다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감성교육에 대한 그의 유별난 열정은 그때부터 형성된 것 같다.

물론 일주일을 멀다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적당히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씨름하며 하루를 보낼 수도 있다. 어린이집 교사 7년이라는 경력은 매너리즘에 빠지고 안일해지기 쉬운 때이기도 하다. 나태해지려는 자신을 다잡기 위한 한 방편으로도 그는 체험학습을 나간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큼 그도 즐겁고 더러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기발한 표현들이 아이들 입에서 튀어나올 때 교사로서 보람도 느낀다.

‘햇님의 밝음처럼 해맑은 웃음을 지닌.. 봄의 연둣빛처럼 순수한 마음을 지닌..가을 햇살처럼 따스한 사랑을 지닌..’

고운반 32명의 악동들 책상엔 이름 앞에 이런 표현들이 적혀 있다. 이화순씨에게 아이들 모두는 햇살이고 봄이고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