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81년 무렵에는 방학 중 보충수업이 없었던 관계로 서울에서 방학을 잘 보내다가 개학을 며칠 앞두고서야 당진에 내려오곤 했었는데 당시에는 용산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천안을 경유해 합덕의 비포장도로를 거쳐 기지시에 도착하기까지 한참 고생을 했어야 했다.

돌이 갓 지난 아들과 세 살된 딸, 그리고 아이들의 기저귀 및 옷가지 등이 든 가방을 챙겨 만원버스 안을 급히 나오다 보면 아이의 신발 하나 정도는 두고 내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서초동 버스터미널 시대에도 같은 고생은 계속되었다. 추석연휴가 되어 내려오면 완전 파김치가 되곤 했었는데 그때의 간절한 바람은 차를 장만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당진으로 온 지 몇 해 지나지 않아서 오염된 공기 때문에 고향인 서울에서는 더 이상 살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점이다.

최근 이곳에도 고층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다. 많은 산들이 훼손된 것은 어쩔 수 없다. 또 대규모의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경제적으로는 바람직하다고도 할 수 있으나 과거처럼 푸른 숲과 맑은 공기를 우리가 계속해서 향유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개발과 환경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공존이 불가능하다. 물론 친환경 쪽으로의 기술력이 이를 보완할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환경을 택하겠다. 왜냐하면 친환경 쪽의 기술력 확보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이지만 환경의 파괴로 인한 피해는 무엇으로도 보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을 잃은 환자에게 돈이 의미가 없는 것처럼, 당장의 개발이익보다는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깨끗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기를 바란다. 이는 이곳에 뼈를 묻고자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이 아닐까.

-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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