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보면 위의 두 단어는 서로 궁합이 잘 안 맞을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수능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의 충분조건은 갖추고 있다. 학생이라고 하는 신분은 보호받아야할 미성년이라는 사회적 통념과 미래를 책임져야 할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기에 졸업을 앞두고 시행되는 국가고사에 본인은 물론 학부모와 학교, 또 사회 구성원 모두는 각각의 위치에 따라 긴장과 기원과 기대를 갖고 있다. 길게는 16년 짧게는 6년 혹은 고등학교 3년 동안의 노력에 대한 결과를 얻는 귀하고도 긴장감이 넘칠 수밖에 없는 수능시험이 모든학생의 자기 성찰의 장으로 인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그러기위해서는 모든 학생들이 그동안 최선을 다했어야 하는 조건이 따르겠지만 어쨌든 결과에 따라 부모님들의 뒷바라지에 대한 감사. 또 교사들의 가르침에 대한 감사가 당연하겠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시험결과도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감사에는 조건이 없다. 사랑 중에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아가페와 같은 무조건적 사랑이 최고의 사랑인 것처럼, 감사하는 마음또한 형편이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의 감사가 진정한 감사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좋을때의 감사는 누구도 할 수 있는 평범하고 당연한 감사이다.

우리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이다. 수험생이 수능의 결과에 무관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점수에 목숨을 내던지는 어리석은 학생이 올해는 없었으면 한다.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오늘의 슬픈 현실이 내일의 약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수험생모두는 수능시험에 최선을 다하면 족한 것이고 학생, 학부모 모두가 그 결과에 너무 민감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기왕 주어진 조건 속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대학으로의 진학과 그곳에서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직장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펼쳐있음을 믿어야 한다.

최근 인터넷 뉴스를 통해 대전지역 대학에서도 서울의 S 그룹에 비교적 많은 인원의 취업을 헤드라인으로 보도한 것을 보았다. 어디가서나 자기 할 탓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자신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신 부모님과 가르치는 일에 열의를 다해준 교사들 모두에게 입에 붙은 말이 아니라 마음속으로부터의 진정한 감사가 수험생들 모두로부터 합창되어 나올때 수능시험일은 단순한 심판의 날이 아닌 자기성찰의 귀한 시간이 될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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