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성폭력 피해자 의료비 지원정책이 겉돌고 있다.
당진군이 매년 예산안에 책정하고 있는 가정·성폭력 피해자 의료비 지원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채 불용액으로 처리, 자진 반납하는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당진군 사회복지과 여성정책팀에 따르면 올해 가정·성폭력 피해자 의료비 지원에 책정된 예산은 국비 26만원, 도비 13만원, 군비 13만원 등 모두 52만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당진군 예산편성요구서에 대한 주민의견서에서 당진참여연대는 “액수로 볼 때는 반창고, 소독약, 물파스 구입비로 추정된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처럼 가정·성폭력 피해자 의료비 지원예산이 적은 이유는 그동안 당진군에 의료비 지원신청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가정·성폭력 피해자 의료비 지원예산으로 52만원이 책정됐으나 전혀 집행되지 않아 불용 처리됐다. 성폭력 피해가 매 달에 1∼2건 정도 접수되고 가정폭력 상담건수가 지난해 272건에 달하는 현실에 비춰 보면 피해여성들이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가정·성폭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급증하고 있지만 매년 예산이 반납되다 보니 1년간 예산이 고작 52만원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가정·성폭력이 늘고 있음에도 피해여성들이 의료비 지원을 신청하지 않는 이유는 홍보가 충분하지 않아 지원내역이나 절차를 잘 모르고 있는 데다 피해사실이 외부에 드러날까 두려워해 지원 받기를 포기하고 자기 부담으로 해결하는 사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당진경찰서 생활안전계의 담당자는 “성폭력 피해여성들은 사건 발생 이후 망설이다가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고 곧바로 찾아온다고 해도 병원을 출입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소문이 날까 두려워해 본인이 거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복잡한 절차도 피해자들이 지원신청을 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다.
가정폭력 관련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피해자 본인이 스스로 치료하는 경우도 많고 단체에서도 바쁜 와중에 서류상 절차를 밟아 지원을 신청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가정·성폭력 피해자 의료비 지원사업과 관련된 대주민 홍보를 좀더 강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해 피해여성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일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