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중·고 시절인 60-70년대에는 전통적인 명문고 들이 있었다.

지금은 교육제도와 교육환경의 변화로 명문고의 위치가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명문고의 전통에 변치 않는 것이 있다.

첫째는 주인의식이다. 고교 때 합창단원 이었던 나는 전통적인 명문고로 이름난 학교에서 개최한 전국 합창경연대회에 갔다가 연주가 끝난 후 호기심에 교실을 들어가 보았었는데 복도와 교실 안이 너무 깨끗함에 놀랐었다. 주인은 하인과 다른 점이 있다. 주인이 자기 집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하인에게 꼭 같이 기대할 수는 없다. 학생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

둘째는 수업 및 학교의 분위기이다. 수업 중 그들의 태도는 교사에게 몰입되어 있다. 학업에 대한 집중도는 그들의 삶의 목표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물론이다. 저들은 시험 때 조금만 방심하면 일등에서 백 여등 바깥으로 곤두박질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기에 항상 긴장하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또한 교사에 대한 믿음은 투철하고 그들의 생각은 긍정적이다.

셋째는 특성화된 전통이 있어야 한다. 전통이라 함은 그 학교를 떠받들 고 있는 정신적인 뿌리를 일컫는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한지 32년이 되었지만 “참과 사랑에 사는 사명인”이라는 학교의 교훈과 교가를 지금도 외우고 있다. 선후배를 묶어주는 이러한 무형의 공통분모는 전통 있는 학교와 명문고의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명문고는 창의적이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가면서 노력하는 학생들이 많은 곳이다. 명문고생이라 해서 공부만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놀 때와 공부할 때의 구분이 명확하다. 결론적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교육여건의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항목 외에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가 신뢰를 바탕으로 모두의 발전을 위한 토론의 장이 늘 마련된 학교가 진정한 이 시대의 명문고이다. 비록 우리가 처해 있는 지역의 교육여건이 도시지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것을 우리의 학력열세의 모든 원인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런 불리함을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와 함께 지역사회에 어떤 형태로든 봉사와 기여에 대한 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고 또 그런 학생들로 점차 확산되어지는 그때가 명문고로 발돋움하는 귀한 순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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