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후보자들이 정책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상대 후보를 향한 모 후보의 마지막 인신공격성 질문에 혀를 차야 했다.
자신의 가정사와 관련한 민감한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 후보는 사회자의 토론회 폐회 선언이 있은 직후 상대후보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저런 짓을 하는 놈이 무슨 조합장을 한다고 하느냐”고 격분했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흥분을 가라앉혔지만 아직 성숙되지 못한 우리 사회의 토론문화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이 밀려왔다.
우강농협 조합장 후보자 토론회는 충남에서 서산 해미농협, 서산 부석농협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토론회였다. 그 때문인지 높은 관심을 받았고, 체육관은 청중들로 가득찼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질문과 답변은 청중들의 맥을 빼놓았다. 우강의 한 조합원은 “농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질문을 준비했으니 아무래도 부족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관위측에서는 사전에 30~40개의 질문을 공모받고 이 중에서 문제가 있는 질문을 제외하고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선관위에서 준비한 10여개의 질문은 대부분 하나로 통일된다. “농업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후보들의 답변도 같은 내용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었다.
그 토론회는 ‘조합장으로서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였지, 농업의 위기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자리를 가득 메운 청중들도 그런 단순한 대답을 원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많은 조합원들은 ‘조합장 후보자 토론회가 열렸다’는 사실 자체에는 매우 높은 점수를 주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