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현기영 지은이 자신의 고향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유년 시절을 복원한 성장 소설이다.
침을 흘리고 다니는 통에 부적처럼 돼지코를 잘라 목에 걸고 다니던 아이. 용두암 앞 바다에서 몸에는 지느러미 돋고 입에는 아가미가 난 듯 어머니가 옷을 가져간 줄도 모르고 헤엄치고 놀다 여자아이들이 볼세라 불알만 잡고 뛰던 소년 똥낑이. 입 속까지 흘러내리던 국수 같은 코를 한순간 들이 마시는 누렁코. 나무 타기 도사 왠깽이. 개구장이 소년이 자라날 때 까지 우습고도 슬픈 이 이야기 속에 나도 같이 들어가 장난치고 웃고 한숨쉬며 마음 졸였다.
아버지의 부재에 이상과 카뮈를 빌미로 반항하던 소년 현기영. 학창 시절 적어도 3~40대 이후의 나이라면 누구라도 기억할 시절이다.
제주인 만이 겪었던 참사 4.3. 비극의 기억을 숨막히는 긴장과 함께 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유년의 추억으로 독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한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우리 문학사상 가장 뛰어난 추억을 생각하는 성장 소설로 기억된다.
제주도 핍박의 역사를 밑바탕에 깔고 배고픔, 아버지의 부재 등 시대와 함께 했던 어두운 기억들도 어릴 때 인생의 희비애환을 아는 나이에서 순수함만이 가득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는 비슷한 시기를 지나온 사람들의 공통적인 삶의 단편들일 것인데 나는 이 소설이 어른 아이들에게 조금 더 가까웠지 앉나 하는 주관적인 생각을 해본다.
무슨 책이던 그 책 속에 주인공이 되어서 읽는다면 많은 상상 속 경험을 해보고 그 책 또한 빛이 날거라 믿는다. 특히 추억들은 더욱 견고한 내적 관점을 갖게도 하는 것 같다.
어린시절의 추억을 생각하며 ‘지상에 숟가락 하나’를 추천해 본다.
지상에 숟가락 하나
지은이 현기영 | 출판사 실천문학사| 가격 8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