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군의 교육경비 보조금 심의사업이 확정됐다.

당진군 교육경비 보조금 심의위원회(위원장 윤대섭)는 지난달 25일, 당진교육청과 각 학교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을 토대로 41건 23억1136만원의 편성요구에 대해 10억원으로 책정된 보조금 비율을 정해 배정했다.

심의 결과 위원들은 교육청에서 제출한 당진외국어교육센터 운영비 2억1700만원, 방과후학교 운영비 3억원 외에 기초 기본학력보장제 2억원 등 총 7억1700만원을 배정했으며 유치원에 1500만원, 초·중학교에 1억4580만원, 고등학교에 1억2220만원을 각각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당진군에서 지원하는 10억원의 교육경비 보조금 중 당진교육청에게만 7억 1700만원이 배정된 것에 대해 일선 학교에서 ‘교육청에서 너무한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진교육청은 이날 심의위원회에 당진외국어교육센터 운영비 2억1700만원, 방과후학교 운영비와 기초 기본학력보장제 운영비 등 모두 7억9700만원을 신청했다.

이중 외국어교육센터 운영비와 방과후학교 운영비는 지난해 지원액 수준이었다.

그런데 교육청은 이 두 가지 사업에 ‘기초 기본학력보장제’를 도입한다며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총 예산 10억원 중 8억여원의 예산 배정을 요청한 것.

황규협 당진교육청 관리과장은 “기초 기본학력보장제를 위해 교사 인건비 2억원과 군내 학생들을 지정된 장소로 모을 수 있는 교통비 8000만원 등 모두 2억80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참석위원들의 심한 반발로 논란이 이어졌다.

윤대섭 부군수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한 최수재 당진군의회 부의장은 “총 예산이 10억원 뿐인데 교육청에 8억원을 지원하면 나머지 학교들에게 지원할 예산이 부족해진다”며 “기초 기본학력보장제는 올해 실시하지 않는 것이 어떤가”라고 말했다.

박장화 군의원도 “기초 기본학력보장제가 당진군 교육경비 보조금의 취지와 맞지 않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결국 2억8천만원 중 두달여의 사업기간이 지났다는 점을 근거로 8천만원을 삭감한 2억원을 배정하기로 하고 의견 조율을 끝냈다.

이에 따라 교육청(7억1700만원)과 당진용연유치원(1500만원)에 배정되는 예산을 제외한 2억6400만원을 6(초·중등):4(고등) 비율로 나눠 배정했다.

군내 각 학교에서는 이번 심의위원회에 컴퓨터실 현대화와 체육놀이시설 시설물 교체 등 총 33개 사업에 8억5869만원의 예산을 신청했으나 예산이 부족해 대부분 삭감되고 12개 사업만 예산이 반영됐고 그나마도 전액 반영되지 못해 대부분의 사업추진이 미뤄지게 됐다.

군내 한 고교에 재직 중인 모 교사는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사업 때문에 각 학교에 돌아가야 할 예산이 삭감됐는데 이 예산 모두 각 학교에는 반드시 필요한 예산들이었다”며 교육청의 과도한 ‘욕심’을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당진지부의 안광진 지부장은 “교육청이 기초 기본학력보장제도 추진예산을 당진군 추경예산에 편성해 줄것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사업예산을 교육경비 보조금에서 확보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기초 기본학력보장제 실효 ‘논란’

“밤늦게까지 애들 붙잡아둔다고 학력 안 늘어” 반대

“교육 경비보조금 취지에 안 맞는다”는 비판도 제기돼

당진교육청(교육장 유장식)은 지난달 열린 당진군 교육경비 보조금 심의위원회에 기초 기본학력보장제도 시행에 필요한 예산 2억8000만원을 신청해 이중 2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교육청은 당진·원당·호서·서야 등 읍내권 4개 중학교를 제외한 10개의 중학교에 대해 주중·주말·방학 중 800시간을 확보, 논술·수학·영어에 대한 수업을 실시해 기초학력을 높인다는 서너시간 운영을 권장하고 있다. 예산 2억원은 이 수업에 필요한 강사료인 셈이다.

그러나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 제도의 효과와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당진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붙잡아 놓으면 아이들의 학력이 신장된다고 여기는 교육청의 발상이 비현실적”이라며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려는 의지를 키워주는 것이 더 좋은 학습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교육경비 보조금이 보조금 제정 취지에 상반되게 사용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조금 심의위원회의 한 위원은 “당진군이 부족한 예산형편에도 불구하고 10억원이라는 교육경비 보조금을 편성한 것은 예산이 부족해 낙후된 학교 시설을  개선하자는 취지”라며 “엄연히 각 학교에서 부족한 시설 분야의 보조를 신청한 것인데 이를 무시하고 조례에도 어긋나는 인건비나 교통비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진군 교육경비 보조금 조례에 따르면 교육경비는 학교의 급식시설·설비사업과 교육정보화 사업, 지역사회와 관련한 교육과정의 자체개발사업, 지역주민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사업, 체육·문화공간 설치사업 등 학교 시설 분야에만 투자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반면 당진교육청은 이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황규협 관리과장은 “중학생 때부터 학력의 기초를 잘 닦아놓아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인식이 공감대를 얻어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 사업은 학업성취도 공개로 더욱 불리해진 농촌학생들을 위해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당진교육청은 또 사업에 착수하고 나중에 사업예산을 요구하는 이른바 ‘생떼’ 사업을 실시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황규협 관리과장은 심의위원회 석상에서 “각 학교의 올해 사업계획에 포함시켜 학부모 설명회도 가졌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이미 시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예산이 확보되기도 전인 지난달 이미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

이에 대해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군의원은 “사업예산도 없이 사업을 시작해놓고 나중에 예산을 달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어이없는가”라며 “사업은 시작도 안됐고 황규협 과장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