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안정되고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는 것을 원할 것이다. 찜통더위로 숨 막히는 한낮 창문을 열고 거리를 바라 봤다.

10분 동안 통행차량은 25대. 그중에 대형덤프트럭이 5대였다. 불안하고 무섭다. 큰 차가 지나칠 때면 소음과 함께 덮칠 듯한 공포에 몸서리치며 눈을 감게 된다. 이것이 현재 도로의 현실이다.

우리 마을은 모양이 길게 생겼다. 그 중앙으로 4㎞의 도로가 선을 긋고 있다. 농사를 지으려면, 이웃을 만나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도로를 건너야 한다. 그때마다 바짝 긴장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자동차를 못 다니게 할 수도 없고 우리로써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교통량이나 도로여건 교통사고 등의 상황을 감안해서 신호등을 설치한다던가, 단속할 권한도 없다. 방심하면 죽을 수 밖에 없다. 도로가 포장된 이후 이곳 정미소 주변에서만 5~6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 나는 문득 운전학원에서 교육받을 때의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떠올랐다.

“빨리 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천천히 가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운전을 교습시키던 교관의 첫마디였다. 차는 질주의 본능이 있다고 했다. 운전자는 그것을 조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일단 운전대를 잡으면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 모양이다.

내가 1970년대 초 어느 지방에 근무할 때인데 모장관이 업무수행 후 상경하는데 택시를 불러 오라는 임무를 맡고 가장 젊고 깨끗한 차를 가진 운전자를 선택하였다.

그러나 비서관은 50대가 넘은 나이 지긋한 사람으로 바꾸라고 했다. 그 후 두고두고 그 의미를 새롭게 되새겼다. 지금 도로에 질주하는 덤프트럭의 운전자들은 너무 젊은 층인 것 같다.

잘 달린다. 경주하듯이 앞차나 지나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다 장애물로 보인다. 경적을 울려 위압감을 주면서 무섭게 달린다. 이곳은 대호지면의 관문이다. 교통량도 많은 편이다. 대호지에 석산허가나 연장허가 때는 주민들이 진정도하고 반대도 해보지만 허가 사항에 하자가 없는 한 주민의견은 반영되지 않는다. 또한 허가업체에서 입을 막음으로써 없었던 일로 되어버린다.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우리의 불안과 공포는 여전하다. 이 무서운 차량행렬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도로에서의 고속주행, 덮개를 덮지 않는 위험한 행위, 과적하여 도로를 파손하는 행위, 무엇으로던지 제반법규를 다 동원하여 단속을 해야한다. 안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주입시키는 홍보 교양 계도 단속이 지속적으로 요구될 뿐이다.

그러나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한 번도 단속현장을 목격한 사실이 없다.

오늘도 용감하게 달리는 덤프트럭은 도로의 흉기요 무법자로써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