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아시아스포츠줄다리기대회 앞두고 아시아 8개국 초청
3시간여 동안 관광객과 주민이 함께한 40톤 줄나가기
‘2009 기지시줄다리기민속축제 용의 결혼’이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기지시리 일원에서 펼쳐졌다.
500여년의 전통 축제이며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인 기지시줄다리기축제에는 일명 ‘놀토’인 주말을 이용해 가족 단위의 관광객과 주민들이 참여, ‘용의결혼’을 재현해 냈다.
축제는 지난 9일 산신과 물신, 그리고 시장의 번성을 기원하는 의식인 당제, 용왕제, 시장기원제 등 제례의식으로 시작됐다. 본격적인 줄다리기대회 등이 시작된 축제 둘째날 10일에는 기지시줄다리기 시연장인 대동마당에서 개회식, 읍면대항 줄다리기대회를 비롯한 각종 대회행사, 해외교류 만찬회 등이 진행됐다. 11일에는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축제장을 찾은 사람이 늘어났다.
이날은 국수정, 구 우시장, 대동마당 등에서 민속놀이 대회와 스포츠줄다리기대회, 전국농악대회 등이 열렸다. 2010년 아시아 스포츠줄다리기대회 개최를 앞두고 열린 스포츠줄다리기대회에는 국내팀을 비롯해 아시아 8개국 초청팀이 참여했다. 한편 당진문예의전당에서는 한·중·일 교수진과 줄다리기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줄다리기심포지움을 진행하기도 했다.
기지시줄다리축제의 대표행사인 줄나가기·줄다리기가 진행된 12일에는 축제기간 중 가장 많은 관광객과 주민이 참여해 500년 전통의 민속축제를 함께 했다.
줄고사를 지낸 뒤 관광객과 주민들은 40톤의 암룡과 숫룡을 줄제작장에서 시연장으로 옮겼다. 줄나가기 동안에는 농악패가 길놀이를 하며 흥과 힘을 더해주었다.
3시간여 만에 시연장에 도착한 줄에는 비녀장이 끼워지고 수상과 수하로 팀을 나눠 줄을 다렸다. 올해 줄다리기에서는 수상이 수하를 이겼다.
한편 축제 내내 행사장 곳곳에서는 각종 민속놀이, 음식만들기, 전통 공예 등의 체험, 시연행사가 진행됐으며 특산물판매와 특색음식점이 열렸다.
“축제장 광범위, 안내지도 없어 불편”
같은 날 군내 축제 중복 개최 주민 의견 엇갈려
올해 기지시줄다리기축제는 예년에 비해 많은 관광객이 참여했으며 행사 규모도 커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축제에 참여한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축제에 바라는 개선점 등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원어민교사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당진교육청 한 원어민교사 코디네이터는 “축제가 세계화를 위해 나아간다고 들었는데 외국인을 위한 참여프로그램이나 안내책자,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며 “군내에 거주하는 원어민교사만 잘 활용해도 세계에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선수단 초청팀 통역을 맡은 한 자원봉사자는 “선수단 만찬회에서 싱가포르 선수단 소개를 빠트리는 등 일본 등 강대국 선수단에 비해 약소국 선수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일부 선수들이 서운해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행사장이 구 우시장부터 시연장까지 광범위해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은 이동하기에 힘들었다는 의견과 함께 행사장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형안내판이나 안내지도가 없어 각종 체험행사가 열리는 장소를 알기 어려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체험부스를 운영한 최명숙 씨는 “장소가 흩어져 있어 거리상으로 멀다보니 체험부스 위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며 “박물관이 개관하면 시연장 주변으로 축제를 집중화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당진에서는 크고 작은 축제 5~6개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같은 행사 개최는 읍면장 등의 사전 간담회를 통해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송현정(38) 씨는 “다른 축제가 열리는 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며 “같은 날 동시에 열리면 큰 행사로 관광객들이 몰려 작은 축제들이 피해를 입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축제에 참여한 관광객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같은 날 열린 군내 타 축제에 다녀왔다는 사람은 절반 가까이에 됐으나 대부분 “같은 날 열리면 규모가 큰 축제로 사람이 몰려 작은 축제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반면 “같은 날 축제를 열어 관광객들이 군내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좋다”는 의견과 함께 “농번기가 시작되는 때에 같은 날 한꺼번에 축제를 열어 한달 내내 축제를 치르지 않아 효율적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축제에서 만난 사람들
강명규 집행위원장
“기지시줄다리기가 국제적인 행사로 커나가는 과정입니다. 축제가 끝난 뒤에는 축제를 평가해 개선할 점을 찾아 더 좋은 축제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강명규 집행위원장은 “관광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체험행사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행사장이 넓은 것을 감안해 노인들을 위한 버스도 운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군민들이 내부결속을 통해 알차게 축제를 함께 치러 세계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축제를 찾아 준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감사하고 더 좋은 축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석문초 원어민교사 브리나 그린로우
“원더플, 베리 베리 빅!(wonderful, very very big!)”
줄나가기를 관람하고 있던 브리나 그린로우 석문초 원어민교사는 엄지 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멋지고 무척 크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그는 “에너지가 넘치고 힘이 느껴진다”며 “협동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또 “오랜 시간동안 힘들게 옮겨와서 이젠 힘이 없을 텐데 어떻게 줄을 다릴지 궁금하다”며 연신 놀라워했다.
오영석 씨 가족 (송악 석포리)
오영석 씨는 줄다리기가 끝난 뒤 이긴팀인 수상의 줄을 가져가기 위해 자르고 있었다.
“어르신들이 이긴팀 줄을 끊어 가면 부자된다고 해서 가져가려고요. 아이들과 함께 줄다리기도 하고 기분 좋네요. 무엇보다 줄다리기가 서로 힘을 합쳐 돕는다는 의미가 좋은 것 같아요.”
한편 그는 “줄다리는 모습을 아이들과 관광객들이 한눈에 잘 볼 수 있도록 스텐드를 마련하거나 질서 유지에 좀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무지개사진동호회 김용정 회장
평택에서 왔다는 무지개사진동호회 김용정 회장은 하루 종일 기지시줄다리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해마나 시간을 내서 사진을 찍으러 와요. 행사는 참 멋있는데 기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아쉬웠어요.”
김용정 씨는 “높은 곳에서 큰 줄이 나가고 줄을 다리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며 “많은 사진작가들이 축제를 찾는 만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높은 설치물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