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풍경

숨을 거둘 때까지

꿈을 비웃으라.

피가 흐르는

나의 배경에서는

까마귀가 날고 있다.

유황처럼 끓고 있는

보리밭 위를

검은 덩어리들이

낮게 낮게 날고 있다.

한 마리의 새가

날기 위해서도

하늘은 바다처럼

일렁이어야 하고

언어는 피 흘리며

보리밭처럼 끓지 않으면

안된다.

허만하 시집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