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저자 에크나트 이스와란 I 출판사 바움 I 가격 9,800원저자 에크나트 이스와란 I 출판사 바움 I 가격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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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는 지구로 오는 도중, 네 번째 별에서 54년간 쉼 없이 우주의 별들을 세는 사업가를 만나게 된다. 우주의 수많은 별들은 아직 누구의 소유도 아니기에 먼저 세어 보고 계산하면 자신의 소유가 된다는 논리였다. 어리석기 짝이 없어 보이지만 과연 우리는 그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소유하려는 집착으로 삶의 가장 소중한 부분들을 쉽게 놓쳐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연암의 글 <답경지>에는 ‘나비 잡는 어린이’가 나오는데, 어린아이는 나비를 잡기위해 숨을 죽이며 다가가지만 잡았다고 느끼는 순간 나비는 호로록 멀리 날아가 버린다.

우리가 온 생을 쏟아 부으면서 그토록 소유하기를 원하는 그 무엇은 언제나 바로 우리 앞에서 안개처럼 사라진다.

보이지 않는 시간의 물리적 균질화로 인해 현대 사회는 물질적 풍요의 결과를 가져왔지만 현대인은 시간의 포로가 되어버려 항상 시간에 기는 삶을 살고 있다.

시간의 흐름은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상의 반복일 뿐이며 단순한 '늙어감' 일 지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의 속도의 위협에 성취, 초조, 때론 질투와 우울과 두려움에 쫓기지 않으려는 강박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볼 찰나의 여유도 갖지 못한 채 시간과의 끊이지 않는 속도 경쟁으로 마음은 더욱 더 병들어 가고 있는지 모른다.

불교의 무소유(無所有)의 가르침은 나와 같은 범인(凡人)은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경지이기도 하고 욕망을 뿌리 뽑겠다는 것 또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이지만 끝없는 욕망에 이끌리는 삶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방법은 지금 우리의 삶의 속도를 조금만 늦추는 여유에 있다.

마음 일부만 가지고 무슨 일을 할 때, 우리는 삶의 표면만 대충 스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것에서도 진정한 감동을 받지 못합니다. 그것은 결국 내면의 공허함으로 귀결됩니다.

불행히도, 바로 이 공허감이 우리를 충동질 하여 더욱 많은 것을 쑤셔 넣어 필사적으로 우리의 마음 속 빈곳을 채우게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반대입니다.

속도를 늦추고 완전히 현재에 사는 것입니다. 그럴 때 순간순간이 충만해질 것입니다.

<112 p>

프랑스의 문화인류학자 바쉴라르는 그의 책 <물과 꿈>에서 ‘책은 덮기 위해 읽는다’고 했다.

책을 읽는 도중 깊이 감동이 되는 문장을 만났을 때 잠시 책을 덮고 짧은 사색의 여유를 가져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읽는 내내 여러 번 책을 덮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이 책, 시간이 지나면 책장 어딘가에 꽂혀있겠지만 삶을 살아가며 다시 강박의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낄 때 다시 이 책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