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의 전통있는 맛집

매월 셋째주는 오래된 맛집을 찾아 소개한다.

“용왕횟집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장고항은 그저 조용한 어촌마을일 뿐이었지. 지금이야 실치 축제로 유명해져 주말이면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들 몰리고 있어 당시의 한적한 풍경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지.”

석문면 장고항 내 위치한 용왕횟집은 장고항리에서 가장 오래된 횟집이다. 올해로 26년째를 맞은 이곳은 김기순 대표가 운영 중인 곳으로 일반 가정집에 포장마차를 덧붙여 운영되던 곳이다. 시간이 흘러 가정집 전체를 개조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당시에는 장고항 내에 음식점이 한 곳도 존재하지 않았단다. 동네에 자동차도 한 대 뿐이었고 당진시내에 한 번 나가려면 버스를 타고 1시간 이상을 달려야 했다고.

“당진시내에서 고대면 진관리까지만 도로 포장이 되어있던 시절이었으니까 이후부터는 모두 비포장 길을 굽이굽이 달려야 했지. 삼봉에서 장고항리까지 일곱 고개를 넘어야 도착했으니까 엄청 먼 거리였지.”

당시 이런 지리적 악조건 속에서 포장마차에서 용왕횟집으로 확장 운영한다는 것은 일종에 도박이었다. 가정의 수입을 조금이라도 늘려보기 위해 포장마차를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자칫 적자가 나기 쉬웠다. 손님이라고 해봐야 마을사람들과 인근 주민들이 대다수 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용왕횟집으로 확장하자 당시 관선군수의 취임식이 이곳에서 열릴 정도로 운영이 잘되기 시작했다고.

김 대표는 “그렇게 조금씩 당진까지 입소문이 퍼지면서 조용한 어촌마을을 풍경삼아 회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당진이며 합덕이며 많은 손님들이 찾아들기 시작하자 마을주민들이 하나둘 횟집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외지인들이 정착해 횟집을 운영하는 곳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운영 초창기에는 회를 써는 법도 몰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장고항에는 아나고가 많이 잡혔지. 실치보다 아나고가 유명할 정도였으니까. 주방장과 일손을 돕는 사람 한명을 따로 고용해 함께 일을 시작했는데 손님도 많지 않고 교통편도 불편한 이곳에 오래 있으려 하지 않더라고. 3일을 못 버티고 그만 두더군.”

일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자 혼자 남은 김 대표는 손님들이 주문한 아나고를 손질하기 위해 직접 주방에 섰다. 붕장어를 잡아 회를 썰려는 찰나 손을 칭칭 감는 붕장어에 놀라 기절까지 했었단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횟집 운영에 대해 한참을 고민했지만 시작한 일에 끝을 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다시 주방에 들어가 콩닥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먼저 붕장어를 칼등으로 쳐 기절시켰지. 그렇게 해야 회를 썰어 낼 수 있었으니까. 이제는 일에 익숙해져서 어떤 회든 그렇게 번거롭게 하지는 않지만...”

■가격:우럭·광어·도다리·놀래미(국내산 1kg 5만원), 숭어(국내산 1kg 3만원), 우럭매운탕(대 4만원, 중 3만5천원) 간재미회(3만5천원), 칼국수(1인 6천원)

■위치:석문면 장고항 내 장고항어촌계사무실 맞은편

■연락처:352-4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