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위 한 줌도 되지 않은 모래 위에 민들레가 노란 꽃을 피워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만의 꽃을 악착같이 피워내는 질긴 생명력이 우리네 서민들의 삶을 닮았다. 마진식 작가는 이처럼 우리 강산, 우리 들녘에 피어나는 들꽃을 그리는 화가다. 오랫동안 전주와 안동에서 한지를 공부한 마진식 작가가 당진 아미산 자락 정토사에 캔버스를 폈다.

정토사에서 화실 마련, 상설전시

정토사 주지 선오 스님과의 인연으로 절에 들어온 마진식 작가는 사실 이전에도 사찰 문화에 관심이 많아 전국 유명 사찰에서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올해 초에는 조계사 나무갤러리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마진식 작가는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면서 접한 한지의 매력에 빠져 뒤늦게 대학원에서 한지에 대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한지의 고장 전주와 안동에서 작품활동을 해왔다. 지금도 안동한지박물관에 가면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인지 제 안에 민초들의 애환에 대한 정서가 남아 있어요. 서민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오던 중 선운사에서 우연히 봄맞이꽃을 본 뒤 야생화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의 그림에서 따뜻한 시골의 정기가 느껴지는 데에는 캔버스의 독특한 재질도 한 몫을 한다. 마진식 작가는 흔히 천으로 된 캔버스나 한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든 지호공예품 위에 그림을 그린다. 한지를 죽으로 만들어 말리고 덧붙이기를 반복해 만든 캔버스 자체가 하나의 작품인 셈이다. 한지 캔버스 말고도 전국 각지를 돌며 수집한 옛 문짝도 그만의 캔버스가 된다. 손때가 묻고 세월에 일부가 부서져 나간 낡은 문들 위에 마진식 작가가 피어낸 들꽃들은 시골풍경 한쪽을 그대로 떼어낸 듯하다.

“습기에 약한 한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 지호공예법이에요. 한지 죽으로 만든 지호공예 위에 그림을 그리면 한지만의 느낌을 살리면서 그림을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죠.”

닥나무로 만든 한지, 그 위에 그려낸 망초, 민들레, 애기똥풀 같은 들꽃, 당진의 생태보고인 아미산 자락 정토사, 사랑과 나눔, 생명을 주제로 하는 연꽃축제에 공개되는 그의 작품, 어느 것 하나도 자연이 빠진 것이 없다. 자연에서 시작해 자연으로 끝을 맺는 마진식 작가의 작품은 한동안 정토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는 따로 떠날 시간을 정해 놓지 않고 한동안 정토사에서 작품 활동을 할 예정이다.

지호공예란?

종이를 잘게 찢어서 물에 불린 뒤, 찹쌀풀과 섞어서 반죽하고 다시 찧거나 만져주면 끈기 있는 종이죽이 된다. 이것을 그릇의 골격에 조금씩 붙여가며 말리고 또 덧붙이기를 반복한 후 마지막에 골격을 떼어내고 옻칠을 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지호법으로 만든 캔버스 위에 회화를 접목시킨 마진식 작가만의 지호공예작품이 만들어진다.

[제7회 백련사랑 연꽃축제·백련 청소년대회 주최하는 정토사 주지 선오 스님]

생명, 사랑, 나눔의 연꽃 “문화를 통해 갈등 해소해야”

정토사 주지 선오 스님은 마진식 작가의 들꽃 작품을 보고 매료돼 절 한편에 그의 작업실을 내주었다. 오랜 세월 서민들의 정서 순화와 자기 성찰, 상생을 강조해 온 선오 스님이 마진식 작가의 작품에 눈길을 주게 된 이유는 올해로 제7회를 맞는 백련사랑 연꽃축제의 의미와도 겹치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 내 것만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시대에 ‘문화’는 인간의 흐트러진 분별성을 하나로 통합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에요. 연꽃축제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함께 문화공연을 즐기고 놀 곳이 마땅치 않은 청소년들이 찾아와 춤을 출 수 있게 하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하는 거죠.”

연꽃축제

7월28일 아미산 정토사

오후 5시 백련청소년대회

- 댄스경연대회

오후 6시30분 연꽃축제

- 오카리나, 시낭송, 접빈다례,

부루나합창단 등 합창 공연

오후 7시30분 사찰음식 시식,

백련냉면 공양

27일부터 마진식 개인전 상설전시

문의041-356-1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