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일이다. 삼촌이 혼인을 하였다. 낮에 혼례식을 치르고 밤에 축하식이 열렸다. 동네 사람들이 다 모였고, 신랑 신부는 대청마루에 섰다. 사람들로 가득 찬 좁은 마당 한 곁에서 사회자가 마이크도 없이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지금부터 신랑 000군과 신부 000양의 혼인 축하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습니다. 모두! 국기에 대하여 경례!!… 바로! 다음은 애국가 봉창이 있겠습니다! 동~해~~물과~~” 1960년대의 일이다. 혼인은 지극히 개인의 사적 분야이다. 그럼에도 당시에는 이 거룩한 인간지중대사에 국민의례가 빠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공공행사에서도 걸핏하면 국민의례를 생략하겠단다. 간소화를 명분으로. 그래봐야 2~3분인데 자기 말은 더 늘이면서 말이다. 그리고 국기에 대한 관심도 예전 같지 않다. 국경일이 되어도 국기를 달지 않는다. 아파트는 베란다마다 국기꽂이가 설치되어 있건만 달지를 않는다. 게양하는데 1~2분이면 될 텐데. 공공기관이나 마을회관 등에도 퇴색·훼손된 국기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곳이 많다.

나는 이런 현상을 우리 국민의 애국심이 떨어져서 그렇다는 식의 자극적 충동을 가하면서 깨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우리 국민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 애국심이 강하고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대의 우리 생활이 특정 사안을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잊어버릴 수밖에 없는 생활환경 속에서 살다 보니 망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싶다. 예를 들어 어제 저녁만 해도 ‘내일 아침에 국기를 달아야지’ 생각했는데 아침에 깜박하고 그냥 출근했다든지 하는 사례이다. 우리가 업무와 비즈니스에만 몰입해야 겨우 살아갈 수 있는 바쁜 생활 속에서 가족 간에 말하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깜박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국기 다는 일이야 오죽 하겠는가!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나라사랑 정신을 보다 더 의식적으로 밖으로 끌어내어 표출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겠다는 것이다. 나의 애국심을 밖으로 표출하여 실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국경일에 가정마다 거리마다 태극기를 만개하게 하는 것 이상 더 좋은 모습이 있을까! 오는 8월 15일은 67주년 광복절이다. 우리 시민 모두가 집집마다 빠짐없이 국기를 게양하여 나라 사랑하는 당진시민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해 보기를 기대한다. 명분 있으면서 손해가 없는 일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실행하는 것이 훨씬 아름답고 보람 있는 것이다. 우리는 국기 다는 일 하나만으로도 우리 당진시민의 숭고한 애국심과 당진시의 장엄한 모습을 충분하게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시민들이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이웃 간에 서로 서로 국기달기를 권면하고 교육하여 국기 꽃 만개한 당진의 광복절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