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이 : (천천히 고개들어 정도령을 보며) 아니 도련님
정도령 : (손을 잡으며) 그래 나다. 날 기억하겠느냐?
설이 : 네, 도련님. 그런데 어찌...?
요즘 채운동 논 한가운데 자리한 창고에서는 밤마다 대사를 외우는 소리가 울린다. 에어컨 하나 없는 창고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연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극단 ‘당진’ 단원들이다. 단원들은 오는 9월 2일 창단기념공연으로 무대에 올릴 퓨전 창작극 <사랑뎐(석애영 작)> 연습을 위해 5월부터 매일 밤 이곳에 모이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쉬었을까요. 5월부터 거의 매일밤 이곳에 모여 3시간 씩 연극 연습을 했어요. 단원 대부분이 전문 연극배우가 아니다 보니 처음에는 어려웠죠. 그래도 모두 열정을 갖고 열심히 연습했어요.”(단장 유희만)
극단 ‘당진’은 지난해에 결성됐다. 사실 오래전부터 연극과 예술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당진에도 향토 연극단을 창단해야 한다는 움직임은 수차례 있었다. 하지만 늘 결실을 맺지 못하다가 서산에서 극단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유희만 단장이 당진에서 뜻있는 지인들과 함께 단원을 모집해 올해 초 극단을 결성하게 됐다.
유희만 단장은 “지역의 애환, 지역민들의 삶과 옛 전설, 설화 등은 누가 뭐래도 지역주민들이 제일 잘 알고 제일 잘 이해한다”며 “지역의 이야기를 종합예술인 연극으로 만들어 널리 알리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는데 지역 극단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 단장을 필두로 지역 미술가, 음악가, 학생, 주부들이 단원으로 동참해 현재 약 15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첫 공연극인 <사랑뎐>은 면천 두견주가 떠오르는 ‘효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제로 극중에 두견주가 등장하기도 한다. 지역에서 공연하는 만큼 지역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지역의 설화를 주제로 담았다고.
극단 ‘당진’은 연극에 관심 있는 시민들의 단원(배우, 스텝) 가입을 기다리고 있다. 특별한 자격조건은 없으며 관심있는 시민은 유희만 단장(010-8816-2182)에게 문의하면 된다.
극단 ‘당진’의 첫공연은 오는 9월 2일 문예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오후 7시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단원들의 한마디>
석예영(희곡작가) : 당진 ‘극단’은 당진의 문화유산, 당진만의 고유한 문화를 연극으로 승화시켜 한번 더 지역민에게 인식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거예요. 지역의 문화와 설화를 연극으로 알리는 기회가 될 거예요.
배선희(연극인) : 고등학교때부터 연극부 활동을 하면서 연극에 관심이 많았는데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뻐요. 연극을 만드는 자리에 함께 할 수 있는 게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아요.
김순자 (피아노학원장): 호기심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연기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초보로 어렵고 떨리는 마음이지만 즐거워요.
이희진(고등학생) : 연극영화과에 가려고 입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후회없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장애경(미술작가) : 스텝으로 극단을 뒤에서 도우려고 했었는데 대본을 보니까 노래하는 장면도 나오더라고요. 지금하고 있는 밴드활동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했어요. 맏언니라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죠.
이외 단원 : 단장 유희만, 문영미, 손지애 백태현, 이상옥, 홍성권, 노하경, 김도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