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만 스물세차례” 내무부 압력 꺾고 학교급식 ‘쟁취’

중앙으로 집중된 권한 지역에 대폭 이양해야

5.16으로 실종되었던 지방자치시대는 30년간 민주화세력의 끈질긴 요구로 기어코 열리게

되었다. 선진외국에 비해 훨씬 늦게 시작했을지라도 개방화 시기에는 동등하게 가야만 하는

것이다. 선진외국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지자제를 발전시켜 왔으나 우리나라는 말로만 지방

자치를 했을 뿐 실질적으로는 재정적·법률적으로 지방자치를 하지 않았다. 또한 예산편성

지침에 의해 예산편성이 제약되고 있으며, 인사부문에서도 내무부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인사권한이 없다. 특히 공무원 징계권이 없어서 직원의 명령불복종을 처벌할 권한이 없다.

현재의 지자제는 전체사무중 국가사무가 68%, 지방사무가 32%로 국가사무가 더 많아 실

질적인 지자제라 할 수 없다. 선진외국의 경우는 4:6으로 지방사무가 더 많다. 중앙으로 집

중된 권한을 지역으로 이양하여 지역주민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예산만

보더라도 국가예산이 85조3천억, 지방예산이 47조2천억으로 68%가 국가예산이고 32%가 지

방예산이다. 선진외국의 경우에는 53%가 지방예산으로 편성되어 있다.

유성구는 특수시책으로 구청장에 당선되면서 구청장실을 개방했다. 원탁테이블을 3개를 설

치하고 비공개없이 모두 공개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은 주민과의 대화의 날로 정해서

민원을 신속히 해결했다. 또한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하여 앞으로 읍면사무소를 안 가도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문서자동발급기가 앞으로 설치되면 주

민들이 많이 있는 공간에서 각종 문서를 받을 수 있다. 등·초본은 물론 지적도도 거의 전

산화되어 앞으로 발급기를 아파트사무소 등 주민이 많이 모이는 곳에 설치할 예정에 있다.

학교 급식시설은 원래 김영삼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하지만 취임하면서 후원회를 구성하여

학교급식을 추진했는데 이는 농촌이나 벽지, 서민지역에서는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나는 지

자제 선거 당시 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중·고교까지 급식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했는데 이

는 전국적으로 민주당 공약이었고 당시 선거에 나온 대부분의 사람들의 공약이었다.

7월 1일 구청장에 취임하고 실행에 옮기려 하자 지키지 못할 공약을 했다고 언론에서 비난

했다. 국가에서 해야 할 일을 구청장이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급식법에는 후원

회는 법인, 단체 등 누구든 지원가능하다고 되어 있어 교육부에 문의하여 급식지원 가능하

다는 유권해석을 얻어냈다. 유성구 공무원은 급식추진은 국가에서 추진한다는 의식을 가지

고 있어서, 담당자에게 급식시설 지원예산편성을 지시했어도 지시대로 따르지 않았다. 그래

서 구청장이 직접 각 학교를 조사하여 그 결과를 의회에 제출했다. 의회는 예산안 상정조차

안했다. 유성구의회를 소집요구하여 예산심의토록 28일 제출했는데 다음 회기인 8월 20일에

야 통과되었다.

그러나 중앙에서 ‘예산편성하면 감사나오겠다’ ‘문책하겠다’고 압력을 넣는 바람에 또

다시 공무원들이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 또한 내무부는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는데 오

히려 법제처는 급식지원 가능하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래도 내무부에서 압력을 넣어서

이번에는 학부모 회장과 함께 퇴근도 미루고 관계공무원들을 새벽3시까지 설득하여 나중에

는 기안서명하게 했다.

어렵게 청장결재는 끝났는데 이번에는 경리계장이 돈을 안 내주는데 중징계권한은 광역단

체장이 갖고 있고, 기초단체장은 경징계권한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야 집행을 할 수

있었다. 5억8천만원의 예산으로 어림도 없었기 때문에 추가로 예산을 편성했는데 이번에는

대전시에서 압력을 넣어서 20억의 예산이 집행이 안돼 연말이면 불용처리될 지경이었다. 그

래서 한때 총무국장을 직위해제했는데 다시 광역단체에서 복직시키는 바람에 한때 2명의 총

무국장이 재직하는 등의 헤프닝도 있었다. 나중에 대법원까지 가려 하자 그때서야 승인이

났다. 96년 한해동안 감사만 23번 있었고, 세무감사를 받는데 15일을 연장, 45일 동안 감사

하는 바람에 세무과 직원이 큰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조그마한 지적사항도 발견되지

않았다.

주어진 부문에서 최선을 다해야 발전이 있는 법이다. 지방자치는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자율성과 독립성이 주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지역주민에게 피해가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앙에서 너무 관여하면 지방자치가 낙후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세계화에 뒤지

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큰 기간산업은 중앙에서 하고 자치단체는 문화·복지 등에 투자해

야 사회전반에 걸쳐 선진화될 것이고 이럴 때만이 21세기에 선진복지국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