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현대제철 투기장 호안 설치를 위한 주민설명회가 있던 지난 16일 송산종합사회복지관 앞에 모인 주민들이 설명회장 입장을 거부하고 있다.
▲ 1. 현대제철 투기장 호안 설치를 위한 주민설명회가 있던 지난 16일 송산종합사회복지관 앞에 모인 주민들이 설명회장 입장을 거부하고 있다.

“간신히 남은 좁은 갯벌을, 주민들의 마지막 자존심인 바다를 이렇게 또 뺏기라고요?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강추위가 이어지던 지난 16일, 가곡·고대·한진·신평·장고항·교로·난지도 등 7개 어촌계를 중심으로 송산면·석문면·송악읍에서 모인 약 100여 명의 주민들이 송산종합사회복지관 앞에서 분노를 삭이지 못한 채 목소리를 높였다.

▲ 2. 텅빈 주민설명회장의 모습. 몇몇 주민들과 현대제철 직원 및 연구용역사 관계자들만 장내에 들어와 있다.
▲ 2. 텅빈 주민설명회장의 모습. 몇몇 주민들과 현대제철 직원 및 연구용역사 관계자들만 장내에 들어와 있다.

같은 시각 복지관 내 강당에서 현대제철 직원들과 연구용역업체 관계자는 바다를 매립해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투기장 호안 조성에 대해 주민설명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촘촘히 놓인 의자가 무색하게 장내는 썰렁했다. 주민들은 설명회장 입장을 거부하며 “주민설명회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하면서 설명회는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현대제철에서는 최근 공사비 총 476억 원을 들여 제철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46년동안 처리할 수 있는 투기장 호안을 조성하기 위해 공유수면 약 360만㎡을 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민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현대제철에서 운영하고 있는 투기장은 2019년에 사용 완료될 예정이며 고로 3호기 준공에 따라 증가하는 부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투기장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측에서는 이 계획을 바탕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를 작성해 주민설명회를 개최코자 했으나, 주민들은 “주민설명회가 진행되면 이후 법적절차에 따라 사업추진이 진행될 것”이라며 설명회장 입장 자체를 거부했다.

현대제철 인근지역 환경대책위원회 이근주 사무국장은 “당진의 마지막 남은 갯벌은 주민들의 자존심”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바다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 참석한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 무산과 관련해 “할 말이 없다”며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주민 대표들의 한마디

양명길 당진수협 조합장

주민들이 생계를 이어가던 삶의 터전인 바다가 당진의 공업화로 너무나 많이 훼손됐습니다. 어민들의 삶과 당진의 발전을 맞바꾼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수산업에 대한 한 치의 배려 없이 바다를 매립한다는 것에 절대 반대합니다.

김찬환 송산면이장단협의회장

천혜의 바다를 현대제철을 비롯한 대규모 공장 입주로 모두 잠식당했습니다. 이제 겨우 조금 남은 고향의 바다를 또 매립한다는 것에 결사 반대합니다.

최순기 가곡어촌계장

또 다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뺏길 수는 없습니다. 주민설명회를 열면 행정적 절차가 이뤄진 것으로 간주해 다음 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주민들은 설명회에 결코 참석할 마음이 없습니다. 현대제철의 공유수면 매립을 결사반대합니다.

박영규 송악읍이장단협의회장

행정절차라고 하지만 그동안 주민들이 얼마나 속아왔습니까? 환경영향평가를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표되고,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지만 피해는 늘 주민들의 몫이었습니다. 자본을 앞세워 주민들의 마지막 남은 보루마저 매립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