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시장 후보자가 시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의 면면을 살펴보기 위해 지역의 각계 전문가 10여 명에게 공약의 분석과 평가를 의뢰했다. 이들은 후보들의 선거공보물과 공약을 정리한 내용을 기반으로 공약에 대해 평가했다. 평가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선거공보물을 통해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알아보기 어렵고, 현실성과 진정성이 부족해 표심을 얻기 위한 공약으로 비춰지는 것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 이후 강조되고 있는 시민 안전을 위한 공약 역시 미흡하다는 의견도 제기됐으며, 이미 당진시가 추진 중인 사업을 공약에 포함시킴으로써 구색 맞추기식 공약 제시라는 비판도 일었다.
<공약평가자문위원>
△항만: 신철석 당진항발전위원회 상임위원장 △농·축·수산업: 김봉규 당진시농업인단체협의회장·노화용 송악농협 본부장·김희봉 당진시농민회 협동조합개혁위원장 △보건·복지·교육: 이한복 당진중학교 대호지분교장 교감·우혜숙 경안대 사회복지학과 연구교수·박희란 어린이책시민연대 회장·송영팔 당진시지역자활센터 센터장 △문화·관광: 조재형 당진문화연대 부회장·박근식 (주)진달래마을 대표 △개발·환경·현안: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동준 맑고푸른당진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권중원 당진YMCA 사무총장
[ 개발·경제·기업·노동] 경제활성화 등 구체성 부족
이철환, 2030 50만 자족도시
김홍장, 노동안전위원회 설치
김후각, 경제지원센터 설립
이덕연, 2024 인구 30만 비전
이철환 후보는 시장 재임시절이었던 지난 2012년 ‘2030년 당진 도시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후보 측은 현재 당진의 성장 속도 등 여건을 미뤄 볼 때 2030년까지 50만 명의 인구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2030 인구 50만 자족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반면 미래 인구를 지나치게 부풀려 계획하면 지나친 개발과 지가상승 및 투기를 부추기고, 그에 따른 환경파괴와 불필요한 인프라구축으로 예산낭비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당진에 입주한 기업의 본사를 당진으로 유치하겠다는 공약과 산재병원 유치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김홍장 후보의 경우 타 후보에 비해 개발보다는 환경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동남권(합덕·우강·면천·순성)을 충남도청 배후도시로써 정주여건을 강화하고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기반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공약의 경우 좋은 발상이나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막연하다는 것이다.
한편 노동안전위원회·노동상담소 설치는 지난해 현대제철 등 대기업 노동자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등 노동자 안전문제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후각 후보의 경우 친환경 우량기업 유치,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설립, 협동조합·마을기업 지원 등의 경제 정책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또한 전월세 가격안정화 등은 타 후보에 비해 참신한 공약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의 성장과 유치를 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공약의 경우, 자칫 안전 등에 관한 필요한 규제마저 없애버릴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덕연 후보의 경우 2024년까지 인구 30만 도시를 만들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당진의 지역적 상황과 전체적인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검토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됐다.
또한 이 후보자 역시 산업구조 다변화와 농·축·수산업과의 조화를 주장하며, 친환경 일자리 육성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농·축·수산업] 안전먹거리 관심 부족
이철환, 우량종자 보급
김홍장, 3농 혁신 도입
김후각, 농축산물 가격안정 조례
이덕연, 농자재값 지원
농·축·수산업 분야에서는 대부분의 후보들이 축산단지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최근 축산농민과 주민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공약으로 꼽혔다. 또한 이철환 후보와 김홍장 후보가 내건 바다목장사업이나 축산분뇨자원화 사업은 이미 당진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공약에 포함시켰다는 지적이 일었다.
사회적으로 ‘안전’이 강조되는 가운데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과 지역 입주 기업의 식품유통업체와 연계한 판매전략 등이 부족했다고 지적됐다.
‘부자농촌 만들기’를 내세운 이철환 후보의 경우 우량종자 확대 및 보급 공약이 타 후보에 비해 참신한 농업 정책이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됐다. 또한 발전소의 여열을 재활용한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것에 대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편, 가족·중소농을 위한 정책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홍장 후보의 경우 충남도의 3농(농어업·농어촌·농어민) 혁신을 당진시에 도입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참신함이 떨어진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발전소 온배수를 이용한 원예단지 조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김후각 후보의 농업 정책은 상대적으로 정책개발이 적었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농산물 유통·저장센터 확대, ‘농축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기금 설치와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 및 시행에 관한 공약은 참신했다는 의견이다.
노화용 송악농협 본부장은 “조례 제정의 의도는 좋지만 조례만으로 시행 가능한 것인지, 상위법과 충돌하진 않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덕연 후보의 경우 전체적인 예산과 이행기간 등을 공보물에 명시해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1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에 대해 ‘국·도·시비’라고만 밝혀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됐다. 특히 농약·비료·농기계구입비 등 2015년부터 7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시 전체의 예산 운영을 고려했을 때 이는 선심성 공약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 됐다.
[환경·현안] 규제완화 위험할 수도
이철환, 삽교호 수질 협의체 구성
김홍장, 대기오염 총량관리
김후각, 하이브리드차 구매 지원
이덕연, 현대제철 분쟁 해결
후보자들이 대부분 친환경 기업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경우가 있어 서로 상충되는 부분으로 지적됐다. 친환경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규제가 필요한 반면,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는 규제 완화를 통해 많은 기업을 유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보들이 이 같은 딜레마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말 동부화력 수용을 발표한 이철환 후보의 경우 지역 환경문제에 대한 공약을 공보물을 통해 충분히 알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삽교호 수질개선, 생태하천 복원, 대호만 생태공원 조성 등 수질과 관련된 공약이 대부분이었다.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생태하천 복원사업이나 생태공원 조성은 인공구조물 위주의 조경하천을 만들어 또 하나의 개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아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삽교호 수질개선을 위한 5개 시·군 협의체 구성은 의미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홍장 후보는 대기오염 총량관리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송전탑·송전선로 증설 저지, 난개발 종합방지 대책마련, 담수호·연안 수질 관리 등 당진의 당면한 환경문제를 대기오염·수질오염·난개발·전자파 등을 종합적으로 다뤄 눈길을 끈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환경문제를 둘러싼 과거의 사례들을 볼 때 당선 이후에도 끝까지 이를 지킬 수 있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후각 후보는 기업입주시 오염원 사전차단·녹지조성 의무화·자동차 배기가스 감축(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매 지원) 등 친환경적 정책을 반영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법적 또는 예산상 쉽지 않은 일이어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이덕연 후보의 경우 기업체로 인한 주민들의 환경피해에 대해 주목했다. 현대제철과의 분쟁을 주민 의견을 반영해 해결하고, 환영철강 공해문제 해결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구체적인 방법이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 지적됐고 돈사반대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공약을 지나치게 지엽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보건·복지·교육] 명문·자사고 보다 고교평준화
이철환, 어린이집 친환경 무상급식
김홍장, 치매전문병원·육아센터
김후각, 저소득층 화재보험 지원
이덕연, 장애인 자립수당 인상
전체적으로 후보자들의 보건·복지·교육 부문의 공약은 단순히 건물을 건립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만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적 건축보다 프로그램 강화 등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문화 관련 공약이 부족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동준 맑고푸른당진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은 “선거공보물에서 다문화 정책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이철환 후보가 제시한 ‘다문화가족센터 회관 설립’ 역시 기존 틀(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덧씌우는 수준으로 참신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경쟁 위주의 교육에 대한 회의가 사회적으로 일고 있는 가운데 특목고·자사고 설치 등의 공약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박희란 어린이책시민연대 회장은 “고교평준화에 대한 지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특목고·자사고 설립 공약은) 학생들을 시험스트레스와 경쟁에 내모는 공약”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철환·김홍장·이덕연 후보가 내건 (종합)대학 유치에 관한 공약 보다는 대학 유치보다 중장기적으로 시립대 설립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한복 당진중학교 대호지분교장 교감은 “후보자들의 시내 학교의 거대화와 과밀화 해소 방안 및 폐교 위기에 놓인 읍·면 학교를 살릴 수 있는 공약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철환 후보의 어린이집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김홍장 후보의 치매전문병원·육아지원센터, 김후각 후보의 저소득층 화재보험 가입 지원·이덕연 후보의 장애인 자립수당 인상 및 일자리 마련 등은 좋은 공약으로 꼽혔다.
송영팔 당진시지역자활센터 센터장은 “저출산·초고령 사회를 대비하는 공약이 미흡”하다며 “특히 보건·복지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위한 교육센터와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우혜숙 경안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관련 공약은 많지만 여성관련 공약은 부족하다”며 “재원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화·관광] 문화 명목으로 토목사업 안돼
이철환, 시립·자연사박물관 추진
김홍장, 문예진흥기금 확보
김후각, 원도심 내 공연장 조성
이덕연, 교황방문기념관 건립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원도심을 문화·예술과 연계한 김홍장·김후각·이덕연 후보의 공약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사업초기부터 시민사회단체에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이철환 후보의 시립박물관 및 자연사박물관 건립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제기됐다.
조재형 당진문화연대 부회장은 “감사원에서 지적받은 시립박물관 건립을 계속해서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며 “전시 유물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합덕수리민속박물관과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의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이곳을 이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사업을 명분으로 전시성 토목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규모 문화사업보다 동네 단위의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거나 전시 공간을 마련해 일상에서 문화를 가깝게 접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새마을운동 해외전파 및 역사관 건립, 무궁화길 조성 등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이철환 시장의 보수적 정치성향이 정책에 반영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다수의 정책평가자들은 “새마을 역사관 건립 등은 시대정신과 맞지 않다”며 “박근혜 정부에 아부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예진흥기금 고갈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으며, 전반적으로 문화 진흥에 대한 정책보다 관광 개발에 치우쳐져 있다고 평가됐다.
[항만·교통·물류] 갯벌 보존도 함께 고려해야
이철환, 당진물류·유통센터 건립
김홍장, 항만 배후물류단지 조성
김후각, 당진항 C.I.Q 유치
이덕연, 당진항 국제터미널 건설
당진항이 성장 동력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되는 가운데, 이덕연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C.I.Q(세관·출입국관리사무소·검역소) 유치를 중요하게 꼽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김후각 후보의 항만·교통 관련 정책은 빈약했다.
이철환 후보와 김홍장 후보가 당진항을 물류거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제시한 가운데 물류유통센터(물류단지)를 만들겠다는 이철환 후보와 김홍장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철석 당진항발전위원회 상임위원장은 “물류유통센터(물류단지)와 이철환 후보의 복합화물차휴게소, 김홍장 후보의 친수공간 복합단지 조성에 대한 공약이 참신했다”면서 “하지만 항만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이 곧 당진항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갯벌 보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철환·이덕연 후보는 국제여객터미널을 건설하겠다고 했으나 평택항에는 이미 국제여객터미널이 존재하며, 대산항은 내년말 터미널 완공을 앞두고 있어, 당진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행정·안전 및 기타] ‘안전’문제 관심 부족
이철환, 시민참여행정 구현
김홍장, 주민참여예산제 적용
김후각, 예산낭비신고센터 설치
이덕연, 시민의견 100% 반영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전반에 안전에 대한 문제의식과 정책적 요구가 함께 커져가는 가운데 이번 후보자들의 공약에서 안전에 대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철환 시장의 원룸지역 보안등 및 CCTV 설치와 김홍장 후보의 노동안전위원회에 관련한 공약 이외에는 거의 전무했다.
한편 전반적인 시정에 있어서 주민참여예산제 및 주민감사제 적용을 제시한 김홍장 후보의 공약은 열린 행정 구현에 대한 의지가 보여 눈에 띄었다는 평가다. 김 후보는 갈등조정위원회, 열린 광장 토론 등을 약속했다. 김후각 후보의 예산낭비신고센터 설치도 주목받았다.
한편 이철환 후보는 추상적이고 빈약한 공약으로, 이덕연 후보는 표를 의식한 듯한 선심성 공약으로 낮게 평가됐다. 하지만 이덕연 후보의 경우 타 후보들과는 달리 공보물에 공약에 대한 목표·이행절차·이행기간·자금조달방안 등을 제시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