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선언문(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제1조는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고 선언하고 있다. 맨 마지막 조항인 제30조는 “어떤 권리와 자유도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를 짓밟기 위해 사용될 수 없다. 어느 누구에게도 남의 권리를 파괴할 목적으로 자기 권리를 사용할 권리는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천부인권으로 시작해서 불가침성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인권선언문이 1948년 12월 10일 유엔총회에서 제정되었으니 거의 70년이 다되어 간다. 오래된 선언문임에도 한 구절, 한 구절을 읽어보면 지금도 유효하며 어떤 조항은 아직도 인류가 실천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대목도 있다. 앞으로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지키고 실천해야 하는 소중한 것이라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가지고 있으므로 서로에게 형제애의 정신으로 대해야 한다”고 규정한 인권선언문의 내용을 우리는 지키고 있는가?
지나친 풍요로 음식물쓰레기를 치우는 예산이 낭비되는 것을 걱정하는 나라가 있는 반면, 지구의 한쪽에서는 빈곤과 기아로 아이들이 굶어 죽어나가는 것이 지구촌의 현실이다. 국가 간 빈부격차만이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도 극심한 빈부격차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인권을 말할 때 사회적 약자를 먼저 떠올린다. 인권은 강자나 가진 자가 약자나 못가진자를 보호하고 시혜를 베풀어야하는 것으로 흔히들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인권선언에 나와 있듯이 우리는 이성과 양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므로 형제애로 타자를 대해야 한다. 인권을 지키는 것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향의 상호작용이 요구되는 것이다.
특히 민간부문에서 행해지는 인권유린에 대해 철저한 감시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인권유린을 선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교육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에 많은 자치단체에서 인권과 관련한 조례도 제정하고 많은 정책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가 인권을 일방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이유가 바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것을 인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자치단체들은 주민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인권증진 사업을 추진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시책을 구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인권정책의 대상인 사회적 약자를 노인, 장애인, 어린이·청소년, 여성, 이주노동자·결혼이민자·북한이탈주민 등으로 설정하며 몇몇 자치단체에서는 지역적 특성에 따라 농·어업인들을 포함시키는 곳도 있다.
당진의 인권정책은 이제 준비하는 단계이다. 시작하는 상황에서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인권감수성이다. 인권감수성이란 인권문제에 대한 감수성 즉, 사회에서의 부조리나 불합리한 관행, 제도 등을 인권문제의 차원에서 볼 수 있는 성질 혹은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좋은 정책이나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우선해야하는 것이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다. 제도를 만들고 정책을 추진하는 공무원들의 인권감수성이 가장 먼저 필요하며 나아가 시민들 개개인의 인권감수성 향상도 확보해야 한다.
인권 선진국인 스웨덴의 경우는 첫째, 많은 연구를 통해서 적절한 인권보고서를 제작하고 둘째, 민간부문에서 행해지는 인권교육과 인권유린 감시하며 셋째, 경찰이나 사법당국의 인권감수성에 기반한 강력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통해서 인권 천국을 이룰 수 있었다. 이제 당진시도 어렵고 힘들고 결핍상태에 있는 시민들을 위한 인권을 지켜주는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해야 할 때이다. 먼저 시에서 추진하는 모든 정책에 대해 인권을 침해할 소지는 없는지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행정의 일선현장에 있는 공무원들의 인권감수성을 충만하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 즉 공공과 시민영역의 인권교육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도청이나 타 시군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며, 더 나아가 다양성이 증가하는 시대에 일상생활의 문제를 고민하는 시민사회와의 협력적 네트워크는 필수적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코 일어날 수 있는 인권침해의 문제부터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침해의 소지를 감시할 수 있는 촘촘한 감시망을 갖춰야 한다.
어려운 사람과 더불어 살며 서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시민 모두가 인권감수성이 충만하여 서로를 형제처럼 대하며 살아가는 인권도시 당진시로 변화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