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공천작업이 얼추 마무리 되고 있다. 253석의 지역구 후보들이 대부분 결정된 가운데 비례대표 공천작업 역시 진행 중이다.

매번 총선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이번에도 정치개혁, 공천혁명이라는 이름으로 각 정당은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비쳐지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내 그 노력이 진정한 개혁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번 총선은 유독 각 정당의 공천과정이 말도 탈도 많았다. 각 정당의 공천작업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논란은 진행형이다. 일부 공천 탈락자들은 정치적 학살이라며 반기를 들고 있다. 탈당도 불사하며 무소속 출마도 감행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생각보다 대단한 자리임을 새삼 느낀다.

하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그들이 그토록 원하는 국회의원의 자리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그저 딴 나라 높은 어르신들의 이야기다.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입에 발린 소리는 넘쳐난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행태를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하다못해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정치인을 만나는 게 영 어렵기만하다. 정당은 쓰러져 없어져도, 나만 국회의원이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판치는 곳이 우리 정당정치의 현실이다.

현실이 이럴진대 국민을 대하는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제대로 국민의 아픔을 헤아릴 처지가 못 된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최고 권력자의 눈치나 보기에 급급하지 않은가. 국민들이야 선거 때 잘 모시겠다고 머리를 조아리기만 하면 당선되는 줄 알고 있다. 국회의원 당선만 되면 그렇게 굽실대던 허리는 4년 동안 굽힐 줄 모르게 된다. 선거 기간만 국민을 섬기는 종으로 남는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넘는 기간 선거에 속고, 정치권에 뒤통수만 맞고 살아왔다. 과거 시민사회가 성숙되지 못한 시기 막걸리 선거, 돈 봉투 선거로 투표권을 팔아 그렇게 됐었다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성장과 함께 선거 문화 역시 많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비슷한 고민은 이어진다. 왜 일까? 찍어준 사람은 없다는데 뽑히지 말아야 할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어 있는 현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인이 우리의 대표자가 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제 4.13 총선도 채 20일도 남지 않았다. 후보자 등록에 이어 이달 마지막 날인 3월 31일부터 4월 12일까지 공식 선거운동기간은 단 13일에 불과하다. 4월 13일이 지나면 다시 4년 동안 한탄만 하며 지낼지,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갈지 결정된다. 유권자란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주권자임을 확인하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정치개혁은 결국 유권자의 힘으로부터 나온다. 선거는 선택받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걸러내고, 선택 받아야 할 사람을 뽑는 과정이다. 현명한 유권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져버린 세월호의 기억,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국정교과서 문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한다. 테러방지법이라는 미명하에 국민의 개인정보를 이잡 듯 훑어버릴 수 있는 무소불휘의 권한을 정보기관에 준 사건을 기억해야 한다.

기억하고 있다면 참여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다른 누군가로부터 주어지지 않는다. 직접 투표소로 발걸음을 옮길 때 비로소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출근하기에 앞서, 휴식을 취하기에 앞서 “난 투표하러 간다”고 떳떳하게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