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치기, 숨바꼭질, 술래잡기, 오징어 놀이…. 내가 어렸을 적에 늘 하던 놀이다. 수업을 마치는 순간 우리들은 운동장 한 구석에 가방을 던져 놓고 흙바닥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곳으로 친구들이 모여들었고 편을 나눠 공격과 수비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놀이가 시작됐다.
옷이 찢어지는 것은 일쑤고 종종 팔이 부러지는 등의 사고가 나기도 했다. 물론 넘어지고 상처에서 피가 나는 것은 다반사였다. 그렇지만 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우리는 모여서 놀았다. 운동장에 풀이 날 틈이 없었을 정도였다.
학교 운동장에서 놀았던 시간도 부족해 저녁 해질녘이면 모두 동네 어귀로 모여서 언니, 오빠 할 것 없이 놀이에 충실히 임하곤 했다. 엄마들이 밥 먹으라고 이름을 부르면 그제야 하나, 둘 친구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그때는 방과 후 수업도 없었고 지금처럼 학원가는 아이들도 흔치 않았기에 우리들의 즐거움은 오로지 운동장이나 골목에서 노는 것이 전부였다. 이제는 나에게 아주 소중한 추억이 된 전래놀이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어느 작가가 이런 말했다. ‘놀이는 밥이다’. 놀이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밥만큼이나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놀이는 ‘여러 사람이 모여 즐겁게 노는 일’이라고 한다. 혼자 놀면 재미가 없지만 함께 모여서 놀면 그 만큼 우리에게 행복함을 준다.
지난해 5월 전국의 시·도 교육감들이 모여서 ‘어린이 놀이헌장’을 선포했다. ‘어린이 놀이헌장’은 어린이들이 집에서나 학교에서 충분히 쉬고 놀 권리를 보장하자는 뜻이 담겨져 있다.
최근 학교 폭력과 학교에 부적응 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묻지마 살인이라든지 이웃 간에 층간소음으로 인한 범죄 등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혼자 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라 생각한다. 혼자서 자라고 혼자서 게임하고 혼자서 공부하고. 이 모든 것이 그러하다.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 하는 데는 가정교육도 학교교육도 중요하지만 동네에서 함께 하는 놀이가 가장 좋은 교육이다.
충남도교육청에서는 ‘쉼(,)이 있는 행복놀이 교육’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아이들은 놀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교사들도 아이들이 밖에서 나가 뛰어 노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극성맞은 부모들이 많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상처가 나면 학교에 와서 따지고 심지어 상대방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들을 하기 때문이다.
놀이는 느끼고 깨닫는 힘을 길러주며 신체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또한 능동성과 창의성을 길러주기도 하며 알파고가 하지 못하는 감성지수를 계발시켜준다. 함께 놀다보면 자연히 복잡한 감정 교류가 생기고 이를 다스리거나 표현함에 있어 사회성이 발달하게 된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 놀이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자 작은 학교 예찬론자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운동장이 넓은 학교에서 뛰어 놀기 바라는 마음에 작은 학교인 전대초등학교를 보냈고 나는 그 학교에서 놀이판을 그려놓고 아이들에게 놀이에 대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이 보일 때 마다 나는 행복하다. 내가 가장 놀란 점은 어느 날 유치원 친구들이 가르쳐 준 적이 없는 고무줄놀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알고 봤더니 초등학교 고학년 언니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웠다고 한다. 우리들 어린 시절에도 놀이는 언니 오빠들에게 자연스레 배우는 것이었다. 이 덕분에 자연스레 사회성이 길러지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지금 당진에는 놀이하는 사람들 당진지회가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남산공원 내 놀이터에서 놀이마당을 펼치고 있다. 올해 처음 시작한 놀이 봉사여서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곳에서 놀고 있는 아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놀이를 하니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얼마 전 김지철 교육감님과 김홍장 시장님께서 참여하신 간담회 때 남산 놀이터와 수변공원내 놀이판을 그려달라고 요청을 했고 알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놀이는 우리의 추억이기도 하지만 좋은 인성교육이기도 하다. 내 아이를 위해 시작한 전래놀이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인 것 같다.
나는 당진시가 전래놀이 친화도시가 되길 바란다. 스마트폰을 만지고 놀기 보단 친구들과 바닥에 그려진 놀이판에서 땀 흘리며 노는 아이들이 많은 그런 도시가 되길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