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조직 손대지 못했다

지난해 조직개편ㆍ공무원 체질개선 실패

매립장등 꾸준한 준비로 올해 대형사업 몰려

96년 지난해 당진군은 당진ㆍ송악 도시계획 재정비안 발표와 쓰레기 위생매립장, 하수종말처리장 예산확보등 꾸준한 준비를 했으나 대형사업의 본격적인 착수는 대부분 97년으로 넘어왔다. 게다가 체질개선을 비롯한 공무원 조직정비는 거의 손을 대지 못한 채 또 한해를 넘겼다.

지난해인 1996년, 민선자치시대 2차년을 맞으면서 김낙성 군수가 이끄는 당진군은 군정의 방향을 깨끗한 신뢰행정, 활기찬 지역개발, 쾌적한 환경보전, 늘푸른 정신함양으로 내걸고 본격적인 민선자치 해의 벽두에 섰다.

95년 취임초반 6개월이 전임 관선군수의 남은 임기를 수행하며 행정원리를 습득하는 기간이었다면 지난 96년 한해는 민선군수의 군정소신과 행정능력을 예산수립에서부터 철저히 반영ㆍ수행할 수 있었던 해로 안밖에서 이에 거는 기대가 컸다.

김낙성 군수 호평받아

96년 11월말 본지 당진시대가 창간 3주년 특집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지난 한해 김낙성 군수의 군정활동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설문자의 38%가 ‘군정활동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그저 그렇다’는 의견이 54%,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7%선 이었다.

여기에다 김낙성 군수는 6월 조선일보사가 현대경제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벌인 조사에서 충남 제1의 도덕성을 갖춘 단체장으로 평가되었으며 지도력ㆍ행정능력ㆍ경영능력ㆍ지역개발 비젼제시등 5개분야 골고루 도내에서 5위안에 꼽히기도 했다.

공직관행은 여전

그러나 막상 김군수는 관선시대 행정관행의 틀을 과감하게 벗겨낼 것으로 기대됐던 ‘개혁성’과 ‘추진력’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인사’에서 나타난 관행적인 경력위주의 인사는 뿌리깊은 공무원의 권위주의와 무사안일주의를 개선하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민선자치시대에도 여전한 이러한 무딘 인사는 ‘군수가 바뀌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인식속에 오히려 부서장들의 무사안일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에 무성하게 나돌았던 공무원 기강해이설과 이를 뒷받침하는 몇가지 사례(음주폭행, 공무원 관련 청소년 자해설, 모면장의 무단 근무지이탈 사고)들은 결국 ‘조직생리를 바꾸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으며 ‘인사’가 그러한 고삐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재산관리에서 나타난 대기업 특혜설등 각종 공무원 비리에 대한 잡음도 여전했다.

한마디로 민선단체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개인적인 도덕성 뿐만 아니라 ‘대수술을 할 수 있는 과감한 개혁성과 창발성’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한해였다.

도시ㆍ환경기반에 노력집중

96년 당진군 주요사업의 흐름을 볼 때 가장 두드러졌던 부분은 지역개발과 각종 도시환경 기반시설에 대한 집중된 노력이다.

지난 4월, 10년만에 당진ㆍ송악 도시계획 재정비안이 완료돼 주민설명회라는 공개적인 자리를 통해 발표되었다. 발표 당시 비록 대덕리 상수도 보호구역 인근 주민들로부터 빗발치는 비난과 성토가 쏟아지긴 했지만 군의 주요사업에 대해 최초로 주민공개를 거쳤다는 점에서는 단연 획기적인 일이었다.

또한 이런 공개적인 발표와 반론이 계기가 되어 연말에 가서는 대덕리 상수도 보호구역 해제가 현실화 될 수 있었다.

당진읍 남산공원 조성계획도 활발히 추진돼 연말까지 일부 보상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기계화 경작로와 농로포장에 대규모로 투입된 104억7천2백만원의 예산은 마을단위 소규모 농로마다 산발적으로 사용돼 결과적으로 교통편의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읍면 나누기식 예산배정의 헛점을 남기기도 했다.

두드러진 성과없이 차년사업 확보

중요한 도시기반사업으로 당진군 쓰레기 위생매립장과 하수종말처리장시설이 96년 한해 끈질기게 추진돼 용지매입과 실시설계를 마무리한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12개 읍면에 산재한 재래식 쓰레기매립장이 그나마 포화상태에 이르러 쓰레기 위생매립장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 앞으로 민원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완벽한 오염방지대책을 세우는 일이 과제다.

당진읍 우두리에 계획한 하수종말처리장과 함께 지난 연말 합덕읍에도 하수종말처리시설에 6억의 국고지원이 가시화돼 이 역시 97년도의 주요과업으로 넘어왔다.

그러나 이같은 기반사업들은 모두 97년도의 과제로서 96년 한해의 획기적인 성과는 없었다.

문예회관 막판 희소식

서정옥 문화공보실장은 96년도에 문화원 건립예산으로 국비 2억3천만원을 확보한 것과 ‘합덕제’가 도 문화재로 지정돼 복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점을 성과로 꼽으며 ‘지난 한해 1억의 문화사업 예산이 문화원을 통해 실현된 것’ 또한 의미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굵직한 문화사업의 성과나 자치시대를 실감나게 하는 대중 문화사업이 성과로 나타났는가 하는 점에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이점에 대해서는 군의원들도 대부분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데 지역발전이라는 면에서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은연중에 형성된 개발우선의 논리속에 문화활성화의 의지 자체가 희석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그런데 이에 대해 한 측근은 문예회관등 굵직한 문제가 그동안 꾸준히 추진되어 곧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며 민원의 소지때문에 공개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공보실에 따르면 문예회관은 당진읍 남산의 지도소 부지에 추진될 예정이며 적어도 올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공유재산 조사관리등 돋보여

군은 그동안 경영행정 창안제도 보고대회와 경영행정 추진상황 보고대회등을 통해 실과로부터 각종 아이디어 창출의 기회를 주어 활용하려 해왔다.

여기서 몇가지 창발적인 아이디어가 제공되긴 했으나 획기적인 발상으로 인한 경영사업의 변화는 없었으며 경영수익사업 또한 해사채취, 삽교호 유료주차장화 등에 국한되어 있다.

특히 유원지 시설을 갖춤으로써 관광사업을 한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삽교호 관광지 재개발사업은 계획변경이 된 상태에서도 감히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재무분야에서 국공유재산의 일제조사와 관리로 40만평 가량의 재산을 색출한 것, 룸싸롱등 사치성 재산과 신축건물에 대한 철저한 세원조사로 과세의 공백을 줄이며 세원을 늘린 점이 돋보인다.

공무원 체질개선은 실패한 듯

대민 민원봉사 분야에 대한 평가는 심하게 엇갈리고 있다. 본지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바에 따르면 주민들은 공무원의 대민봉사자세가 친절하게 달라졌다고 보는 경우가 62%였다. 그러나 민원처리과정에서 불합리한 점이나 불만을 느꼈다고 대답한 주민도 57%였다. 이렇게 상반된 의견이 다같이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은 다음과 같은 현실을 감안할 때 당연한 것이다.

즉, 민원실등 안내부서의 경우 공무원의 태도가 실감날 정도로 달라졌지만 막상 인허가등 민원을 다루는 행정부서는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이중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사안으로서 민원실명제실시, 민원모니터 위촉과 함께 8천7백만원을 들여 시행된 민원실 편익공간조성을 들 수 있다. 또 민원행정착오에 대한 보상금제도도 민원행정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한 예로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지급 모시기 여전

그러나 막상 인허가절차등 민원절차가 간소하다거나 처리가 친절하다는 느낌을 경험한 주민은 드물다. ‘민원1회 방문처리제’ 실시후에도 수많은 민원인이 한가지 민원해결을 위해 서너차례 군청을 방문했다.

군의회의 한 의원은 자신을 찾아온 주민중에는 「방문 때마다 추가되는 서류요구에 화닥증을 느낀 주민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96년도 행정과제중 공무원 체질개선은 거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도 설문조사에서 답했듯이 “불필요한 각종 증빙서류를 요구”해 민원인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든지 부서간에 책임을 떠넘겨 민원인을 골탕먹여 놓고서 성과에 대해서는 서로 생색을 내는 구태의연한 행정관행은 아직까지도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읍면사무소의 경우 정작 도움이 필요한 까막눈인 궁색한 차림의 민원인은 몰라라 하면서 유지급 주민의 인감증명을 대신 써주는 모습을 주민들은 종종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조직개편 거의 손 못대

그런데 민원부서의 이러한 불친절이 꼭 관행과 체질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청 공무원들은 말하고 있다. 변화된 현실에 부응하지 못하는 조직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민원 폭주량이 전국 1위라는 지적과는 한정된 인력때문에 민원인에게 일일이 설명해줄 시간조차 없다고 타부서에서 대신 해명해주고 있다. 게다가 민원부서일수록 일감이 많아 불친절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 당진군은 조직개편에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 지난해 중반 특별반을 구성해 조직진단을 한 결과 예산, 토지관리, 부과, 징수계 등에 인력부족이 심각했으나 토지관리에 3명이 충원된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전체 정원수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역할이 축소된 부서를 감원해 충원할 수밖에 없는데 감원 축소대상 부서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 군은 지난해 수산과를 없애려다 1개계를 축소하는데 그쳤으며 기획감사실의 위상을 승격시켰을 뿐이다.

검찰의 잦은 내사 군의회 역할 축소 우려

군행정의 의도와 무관하게 96년도에 특징적이었던 한가지 현상이 있다면 검찰의 잦은 내사였다.

특히 버그네어린이집 폐소조치에 즈음한 검찰의 조사는 정치적인 입장차이 때문에 군행정이 외부의 힘에 흔들릴 조짐을 보여주었다.

물론 일관성없는 행정을 바로잡고 행정의 비위사실을 밝혀내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 역할을 주민여론과 주민의 대표기관인 군의회의 감시기능으로 우선 해결하는 것이 자치원리에 합당하다.

이외에도 고발되지 않은 행정사안에 대한 검찰의 잦은 감지수사는 야당군수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기에 족했으며 군수가 당적을 갖는 현실에 대해 적지않은 주민과 공무원이 회의를 품게 했다.

나아가 이러한 외압 아닌 외압은 군행정을 자체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군의회의 감사역할을 대폭 축소해 자치원리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지적되었다.